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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동물권이야기] 제인 구달이 남긴 ‘희망과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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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09 23:17:49 수정 : 2025-10-09 23: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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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1934∼2025) 박사가 세상을 떠났다. 그는 젊은 시절 탄자니아 곰베의 숲으로 들어가 침팬지의 삶을 연구하며, 동물도 도구를 사용한다는 발견으로 인간과 비인간 동물의 경계를 허물었다. 하지만 구달의 위대함은 과학적 업적보다 연구 이후의 삶에 있었다. 그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쳤고 ‘침팬지를 구하기 위해 숲을 나왔다’는 말처럼 인간·동물·환경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일깨웠다.

그는 진정으로 생명을 사랑했다. 전쟁, 숲의 파괴, 공장식 밀집 사육, 동물 실험 등 생명을 학대하고 파괴하는 행위들을 목격하며 죄의식을 가졌다. 그는 침팬지를 비롯한 많은 동물의 복잡한 뇌와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행동, 그 본질을 더욱 알수록 인간만큼이나 비인간 동물도 중요하고 존중되어야 함을, 어떤 용도로든 그들을 사용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합당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절망 속에서도 그는 희망을 전하려 애썼다. 연구소 설립, 청소년 환경 프로젝트(뿌리와 새싹) 마련, 강연과 저서를 통해 그는 미래 세대에게 행동하는 희망을 심어주었다. 필자의 애독서 중 하나인 ‘희망의 이유(Reason for Hope)’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정말로 희망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후손들과 그들의 아이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세계를 기대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다만 그러한 희망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먼저 우리가 인간과 동물에 대한 잔인한 행위들에 대해 죄의식과 책임을 느껴야 한다. 지구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하고 각자가 작은 무언가라도 실천 즉 ‘행동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주위의 살아 있는 존재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 많은 이의 작지만 연속적인 실천이 이 세상을 바꾼다. 그것이 그가 평생 전하려 한 ‘희망의 실천’이다. 이제 제인 구달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희망은 이어져야 한다. 남은 우리가 바로 오늘 실천할 작은 행동은 무엇인가?


박주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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