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의 한 호텔에서 6일 보조배터리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숙박객 1400여명이 대피했다.
교토시 소방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40분쯤 교토시 미나미구의 교토역 인근 호텔 종업원으로부터 “2층 객실에서부터 불이 나고 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불은 호텔 직원들에 의해 바로 꺼지긴 했지만, 호텔에 묵던 약 2000명 중 1400명이 일시 대피하는 등 현장이 한때 어수선해졌다고 NHK방송이 전했다.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상 10층, 지하 2층 규모의 이 호텔 2층에서 시작된 화재로 보조배터리와 책상 일부가 불에 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충전 중이던 보조배터리에서 발화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하순 도쿄 스기나미구의 5층짜리 맨션에서 스마트폰과 연결돼 있던 보조배터리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불로 6명이 병원에 실려가는 등 보조배터리 관련 화재가 각지에서 잇따르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지난 4일에는 오사카 지하철 안에서 승객이 갖고 있던 보조배터리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2명이 다치기도 했다.
도쿄소방청에 따르면 보조배터리나 스마트폰 등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한 제품이 원인이 된 화재는 상반기 143건 발생해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를 웃도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보조배터리에서 난 불이 47건, 스마트폰 19건, 전동 자전거 11건 등 순이었다.
리튬 이온 배터리에는 가연성 전해액이 포함돼 있는 까닭에 고온의 환경에서 방치하거나 강한 충격을 가하면 발열, 폭발, 발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NHK는 전했다.
일본 제품평가기술기반기구(NITE) 측은 “지난 1년간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한 제품에서 발화 등 사고는 492건 보고됐고, 이 중 보조배터리 사고가 123건이었다”며 “리튬 이온 배터리는 취침할 때가 아닌 깨어 있을 때 충전하고, 이상이 없는지 수시로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지난 1월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 중이던 에어부산 여객기가 보조배터리 화재로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화재 원인을 ‘기내 보조배터리의 내부 절연파괴’라고 결론 내렸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