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내정 문제…생각 안 바꿔”
결선투표에서 지원 아소파·옛모테기파 중용
‘보수 성향’ 고바야시는 당 정조회장에
일본 집권 자민당의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재가 총리 취임 후 내각 인사를 통해 관방장관에 기하라 미노루 전 방위상을 기용할 방침을 굳혔다고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이 6일 보도했다.
기하라 전 장관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우익 성향 정치인이어서 강경 우파 노선인 다카이치 총재와 가까운 관계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관방장관은 정부 대변인에 해당하는 직위로, 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미디어 노출이 많은 데다 부처 간 정책 조정, 위기 관리, 총리와 당 사이의 조율 역할을 해 ‘내각 2인자’로 꼽힌다.
그는 기시다 후미오 내각 때인 지난해 8월15일에는 현직 방위상으로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논란이 됐다. 당시 한국 정부가 유감을 표명하자 “지극히 내정의 문제로 내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했었다.
기하라 전 장관은 지난 4일 치러진 총재선거 결선투표에서 다카이치 지지로 돌아선 구 모테기파로 분류된다.

구 모테기파 수장인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은 외무상을 포함한 중요 각료로 기용이 조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테기 전 간사장은 이번 총재선거에 출마해 다카이치 총재와 경쟁했으나, 1차투표에서 5위에 그쳤다. 그는 2019년 9월부터 약 2년간 외무상을 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기 행정부와 무역협상에 임한 경험도 있다.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재와 맞붙었던 다른 후보들도 정부나 당 요직에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재는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을 당 정무조사회장으로 기용할 방침을 굳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재처럼 보수파로 분류되며 50세 젊은 나이여서 당 쇄신 분위기를 나타내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마이니치는 풀이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날 당직·각료 인선 작업을 진행했으며, 7일 자민당 새 지도부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 핵심 보직인 간사장에는 스즈키 슌이치 당 총무회장 발탁이 유력하다. 스즈키 젠코 전 총리의 아들이자 아소파 맹주인 아소 다로 전 총리의 처남이다. 이번 선거 결선투표에서 다카이치 총재 지지를 사실상 지시해 ‘킹 메이커’로 떠오른 아소 전 총리는 당 부총재로 임명될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밖에 주요 당직과 각료에 여성 의원들을 중용할 방침이다. 선거대책위원장 등 당4역 중에 여성이 발탁될 수 있다고 요미우리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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