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중 김건희가 대통령의 지위 및 대통령실의 자원을 이용하여 사적 이익을 추구하였다는 의혹.’
김건희 특검법상 수사대상 12호는 이같이 규정돼 있다.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은 이를 근거로 ‘종묘 차담회 의혹’,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 ‘해군 함정 선상파티 의혹’ 등도 수사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검이 중요성이 떨어지는 의혹까지 파헤치며 수사대상을 확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건희씨는 지난해 9월3일 서울 종묘의 공개제한 지역인 망묘루에서 일반 비공개 일에 외부인들과 차담회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국가 유산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2023년 7월에는 김 전 비서관 자녀의 학교폭력 사건을 무마하려고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있다. 당시 사건이 발생한 직후 김씨가 장상윤 당시 교육부 차관과 8분여간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가 무마하려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일었다. 특검은 김씨가 2023년 8월 여름휴가 때 해군 함정에서 선상파티를 벌였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해당 의혹들이 수사대상에 들어 있다고 보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특검은 종묘 차담회 의혹 관련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을, 김 전 비서관 자녀의 학교폭력 무마 의혹 관련 당시 성남교육지원청 소속 학교폭력위원회 간사를 소환조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검이 중요성이 떨어지는 의혹까지 들여다보며 수사대상을 지나치게 넓히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더군다나 특검법상 수사대상 의혹만 16개에 달하는 김건희 특검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 중 수사대상이 가장 많기도 하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조사할만한 가치가 있더라도 신변잡기식으로 하는 건 김건희 특검이 발족한 본류가 아닌 것 같다”며 “수사대상을 확대할 게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30일 김건희 특검팀 파견검사 전원이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원래 소속된 검찰청으로 복귀시켜달라고 요청하며 파문이 일었다. 내부에 동요가 있는 상황에서 한정된 기간과 인력으로 김씨에게 제기된 의혹을 모두 규명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특검팀은 파견검사들의 원대 복귀로 인한 수사 및 공판 차질을 우려하는 주장에 거듭 선을 긋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지난 2일 “수사를 마치면 전원 복귀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파견검사들은) 공소유지와 관련해 본인들이 책임 있게 맡아서 할 의지가 있다”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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