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구시장을 뽑는 지방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20여명 가까운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면서 ‘체급 올리기’ 경쟁이 난무하고 있다.
7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보수 텃밭인 대구는 국민의힘의 우세가 예상되는 지역이지만 유력 주자가 부상하지 않으면서 범여권·범야권 인사들이 줄줄이 출마 저울질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주호영(수성구갑)·추경호(달성군) 대표 주자로 거론된다. 주호영 의원은 국회 6선 중진으로 정치권에서는 대구시장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경북 울진 출신으로 경북도지사 후보군에도 이름이 오르고 있지만, 20년 넘게 대구 지역구를 지켜온 점에서 대구시장 도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북 울진이 고향인 고향인 그는 경북도지사 후보군에도 포함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지내며 경제통 이미지를 각인시킨 추경호 의원도 소통력을 인정받으며 행정 실무 능력과 정치력을 고루 갖춘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특검 수사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별다른 문제없이 출마로 가닥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어 유영하(달서구갑), 윤재옥(달서구을) 의원을 비롯해 우동기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이만규 대구시의회의장도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초선이지만 두번째 대구시장에 도전하는 유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10여년만에 박 전 대통령의 서문시장 공개 행보를 이끌어내며 후방 지원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조용한’ 강자로 불리는 윤 의원은 아직까지 눈에 띄는 행보는 없다.
기초단체장들의 출마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연임 제한선인 3선까지 단체장을 역임한 배광식 북구청장과 이태훈 달서구청장의 대구시장 도전은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여기에 이재만 전 동구청장도 추석 연휴 활발한 소통 행보로 대구시장 재도전을 시사하며 지역 민심을 다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 속에서 ‘스피커’로 주목받은 전한길씨의 등판론까지 부각되며 공천 경쟁이 혼탁해질 조짐이다. 국민의힘 신임 장동혁 대표가 전 씨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민주당 측에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홍의락 전 경제부시장의 추대론이 거론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민주당이 새 인물 발굴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이들의 추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민주당 측 일부 인사는 김 전 총리에게 시장 출마를 강력히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소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 강민구 전 최고위원, 서재헌 전 상근부대변인도 예비 후보군에 포함된다.
차기 대구시장은 이재명 정부 임기와 겹치며 앞으로 4년간 시정의 방향을 결정짓는 자리지만, 현직 프리미엄이 없는 선거라는 점에서 후보 난립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고, 그만큼 정책 실종과 선거 피로감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유력 정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지역 정치 구조에서 후보 체급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계속된다면 시민들은 제대로 된 검증의 기회를 박탈당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