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선호 2위… 당내 지지도 20%로↑
예상 득표 2위 다카이치에 바짝 추격
풍부한 관료 경험·중도 노선이 강점
고이즈미 과반 힘들어 결선투표 갈 듯
양자대결 성사 땐 의원 표심이 변수

4일 치러지는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다크호스’로 꼽히는 하야시 요시마사(64·사진) 관방장관의 막판 기세가 심상치 않다. 동료 국회의원들의 지지세를 바탕으로 결선투표에 진출한다면 역전극을 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의원 지지 동향을 자체 조사한 결과 고이즈미 신지로(44) 농림수산상이 약 70표, 하야시 후보가 약 50표를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일 보도했다. 애초 고이즈미 후보와 함께 ‘양강’으로 분류되던 다카이치 사나에(64)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40표 정도로 3위에 그쳤고 고바야시 다카유키(50) 전 경제안보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69) 전 자민당 간사장은 각각 약 30표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닛케이가 테레비도쿄와 함께 지난달 26∼28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자민당 지지층 표심을 분석하면, 고이즈미 후보가 33%로 1위였고 다음은 다카이치 후보 28%, 하야시 후보 20% 순이었다.
자민당 총재는 중·참의원 의원 295명의 투표와 당원·당우 투표(295표로 환산)를 각각 50%씩 반영해 선출된다. 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득표수를 추산하면 고이즈미 후보 170표, 다카이치 후보 130표, 하야시 후보 110표로 분석됐다. 신문은 “고이즈미, 다카이치 후보 모두 1차 투표에서 과반수(296표)를 채우지 못해 결선투표로 갈 공산이 크다”며 “전체 의원 중 70명가량은 아직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아 향방은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지지통신 역시 자체 분석 결과 결선투표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시점에서는 고이즈미 후보의 결선행이 유력하고, 남은 한 자리를 놓고는 다카이치, 하야시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고 짚었다.
하야시 후보는 외무상, 방위상, 문부과학상 등을 지내며 쌓은 풍부한 경험과 안정감이 강점으로 꼽힌다. 온건·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며, 최근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와 관련해서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분사론’을 제기했다. 옛 기시다 파벌에 속하고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 등 현 이시바 시게루 내각 각료도 다수 그를 지원하고 있다.
고이즈미 후보가 전후 최연소 총리, 다카이치 후보가 최초의 여성 총리를 노린다면, 하야시 후보는 일본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부터 아베 신조까지 총리만 8명 배출한 옛 조슈번(현재 야마구치현) 출신 9번째 총리 자리를 엿보고 있다. 낮은 인지도가 최대 약점으로 꼽혔으나, 한 자릿수에 그치던 지지율도 최근 급상승했다.
하야시 후보가 다카이치 후보를 제치고 결선에 오르면 1차에서 다른 후보를 찍었던 표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결선투표에서는 의원 295표와 47개 도도부현(광역지방단체) 각 1표씩을 반영한 총 342표로 승부가 갈리기에 의원 표심이 결정적이다.
자민당 출신 한 선거 전문가는 하야시 후보의 원내 지지세에 대해 “고이즈미 후보가 TV 토론회 등에서 준비한 원고를 보고 답변하는 등 정책적 이해도에서 약점을 드러냈고, 강경 우파 성향인 다카이치 후보는 당선될 경우 한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 악화나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권의 비협조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의 총리 지명선거는 오는 15일로 조율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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