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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 대소변 받아…톱여배우가 돌연 활동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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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05 06:00:00 수정 : 2025-10-05 06:11:25
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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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동상이몽 2 – 너는 내 운명’

1995년 한국 슈퍼 엘리트 모델 선발 대회에 참가해 얼굴을 비춘 한고은은 이후 SBS 시트콤 ‘LA 아리랑’을 통해 본격적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리고 1999년 영화 ‘태양은 없다’에서 정우성의 상대역을 맡으며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다. 그 후 ‘해피투게더’,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 ‘보디가드’, ‘꽃보다 아름다워’, ‘장길산’, ‘봄날’, ‘사랑과 야망’, ‘경성스캔들’, ‘불의 여신 정이’ 등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러던 2015년 마흔 살이 된 시점에 소개팅에서 만난 회사원 신영수 씨와 결혼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남편이 4살 연하였을 뿐 아니라 두 사람의 결혼식은 만난 지 불과 101일 만에 일사천리로 이뤄진, 그야말로 초스피드 예식이었기 때문이다.

 

한고은은 결혼 후에도 승승장구의 행보를 보였다. 영화 ‘검은손’, SBS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 MBN 드라마 ‘설렘주의보’ 등 꾸준히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를 쌓았다. 그러던 2020년 돌연 방송에서 자취를 감춰 대중에 궁금증을 안겼다. 잘나가던 그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SBS ‘동상이몽 2 – 너는 내 운명’

최근 한고은이 2020년부터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은 가슴 아픈 사연이 공개돼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알고 보니, 암 투병 중인 시아버지의 간호를 위해 모든 활동을 접고 곁을 지켰던 것.

 

어떤 이에게 시아버지란 존재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대상이기도 하지만 한고은에게는 달랐다. 그에게 시아버지는 ‘아버지’라는 존재를 되찾아준 인물이었다.

 

재미교포 1.5세대로 한국에서 태어나 중학생 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던 한고은은,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친아버지와 20년 넘게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이에 ‘결혼’은 한고은에게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선물해 줬고, 시아버지는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존재였다.

MBN ‘더 먹고 가’

한고은은 이와 관련해 지난 2021년 2월 14일 MBN ‘더 먹고 가’를 통해 속내를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사실 저는 아버지의 존재를 잘 모르고 자랐다. 살가운 성격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시아버지란 존재가 낯설게만 느껴졌다. 그런데 한결같이 참 자상하게 잘해주셨다. 예쁨을 많이 받았다. 시아버지를 통해 ‘아버지의 정’이란 걸 느꼈다”라고 밝혔다.

 

6개월의 간호 끝에 2020년 별세한 한고은의 시아버지는 살아생전 “며느리를 보면 늘 고맙고 흐뭇하다”라며 “이제는 혼자 견디지 말고 식구들에게 투정도 부리면서 마음껏 기대도 된다”라고 며느리를 따뜻이 보듬는 모습을 보였다. 친아버지의 부재로 ‘부정’을 느끼지 못했던 한고은에게 얼마나 따스한 위로였을지 짐작이 된다.

SBS ‘동상이몽 2 – 너는 내 운명’

남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싫다며 간병인을 꺼렸던 시아버지. 이에 시어머니가 홀로 간호를 감내해야 했지만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시기가 왔다고 한다.

 

결국 대소변을 스스로 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자, 한고은은 남편에게 퇴사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고은은 “제가 신랑한테 ‘당신이 일을 그만두고 아버지 곁을 지키는 게 좋을 것 같다. 안 그러면 평생 후회로 남지 않겠느냐’라고 했다”며 이를 계기로 남편은 퇴사를 결정했다고 한다.

 

한고은과 남편 신영수 씨는 둘 다 일을 그만두고,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반년을 간병에 매달렸다. 의식이 없는 시아버지의 대소변을 받고 마사지를 해드리며 정성을 다했다. 신기하게도 의식이 희미하던 시아버지는 한고은이 곁에 오면 기분이 좋다는 듯 잠깐의 미소를 지으며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SBS ‘동상이몽 2 - 너는 내 운명’, 스토리온 ‘다이어트워 6’

하지만 6개월 뒤 결국 눈을 감은 시아버지. 이에 대해 남편 신영수 씨는 “아내가 없었다면 아버지가 이렇게 편하게 지내지 못하고 돌아가셨을 것 같다”면서 “어머니도 무척 고마워하신다”라고 전했다.

 

한고은은 한때 누구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배우였다. 하지만 그 화려한 불빛을 뒤로하고 시아버지를 위해 과감히 경력 단절을 선택했다. 이는 단순한 간호를 넘어선 깊은 사랑이었다. 그가 시아버지와 함께 한 마지막 효심은 많은 이들에게 뭉클함을 안기며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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