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두 차례 더 인하도 시사
한·미 금리차 최대 1.75%P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용 둔화 위험을 시사하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첫 금리 인하다. 연준은 연내 두 차례 더 금리 인하 단행을 시사했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에서 4.00∼4.2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다섯 차례 연속 동결했다가 9개월 만에 내린 것이다.

지난해 9월 연준은 4년 반 만에 금리 인하를 재개한 뒤 12월까지 0.75%포인트 내렸으나 올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인하 압박 속에서도 7월 FOMC 때까지 잇달아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하 배경에 대해 “고용의 하강 위험이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 위험과 고용 위험 간) 균형이 바뀌었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번 회의에서 좀 더 중립적인 정책 입장을 향해 또 다른 조처를 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결정의 초점이 된 것은 우리가 노동시장에서 보고 있는 위험들”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연준의 FOMC 발표문도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라며 “고용 둔화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요구한 ‘빅 컷’(0.5%포인트 이상 큰 폭의 인하)은 이뤄지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경제 전망을 보면 실제로 올해와 내년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고,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며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이 “위험 관리” 성격이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또 올해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을 3.6%로 제시했다. 지난 6월 발표했던 3.9%에서 낮춘 것으로 이를 고려하면 연내 0.25%포인트씩 두 차례 더 금리 인하가 단행될 전망이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간 금리 차는 최대 1.75%포인트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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