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건 전화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를 관리하며 ‘노쇼(No-Show) 사기’에 가담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중계기 관리책 A(20대)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노쇼 범죄 조직의 지시를 받아 휴대전화 중계기를 몰래 설치한 뒤 해외 발신 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전환해주며 대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관리한 중계기를 통해 발생한 노쇼 사기는 전국에서 30건, 피해액은 총 7억8000만원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범죄 조직은 지난 6월 고창군청 공무원으로 속여 지역의 한 농약 판매상에게 전화한 뒤 ‘소나무재선충 방제사업 관련 농약을 대신 구매해 달라’는 내용의 위조 공문을 보내는 수법으로 10차례에 걸쳐 1억7700여만원을 가로챘다. A씨는 조직 지시에 따라 12대의 중계기를 설치·관리하며 해외 발신 번호를 국내 번호로 변조해 주고 대가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경찰은 도내에서 잇따른 다액 노쇼 사기 신고를 집중 수사하던 중 피해자들에게 걸려 온 전화번호 12개가 유사하다는 점을 포착, A씨를 특정해 검거하고 조직 총책과 또 다른 공범을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번호로 걸려온 전화라고 안심하지 말고, 공공기관을 사칭한 대량 주문·대신 구매 요청 시에는 반드시 공식 전화번호로 사실을 확인하고 의심될 경우 112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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