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밴드를 함께한 친구들과 월드투어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린다 린다 린다’ 재개봉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배두나는 환한 얼굴로 말했다.
2005년 개봉한 영화 ‘린다 린다 린다’는 개봉 20주년을 맞아 이달 17일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한다.
이 작품은 고교 시절 마지막 축제를 앞둔 여고생 밴드에 한국인 유학생 ‘송’(배두나 분)이 얼떨결에 보컬로 합류하며 이들이 쌓아가는 우정과 성장을 그린 청춘영화다. 지난달 일본에서 이미 재개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날 한국 재개봉에 맞춰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과 배두나, 마에다 아키, 카시이 유우, 세키네 시오리까지 주연 4인이 한자리에 모인 ‘완전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영화를 찍을 당시 28세 청년이던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영화를 완성할 당시에는 제 안에 반짝이는 것이 잔뜩 담긴 이 영화를 보는 게 쑥스러웠다”며 “20년이 지나 다시 보니 ‘너, 잘했다’라고 그때의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플란다스의 개’(2000)를 보고 배두나에게 한눈에 반해 캐스팅 제의를 했다는 뒷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출연 제의에 당연히 응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수락해주셔서 제가 제일 깜짝 놀랐다”며 “젊음의 용기였고, 그 용기를 칭찬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네 배우는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재개봉 행사에서 서로 오랜만에 재회한 순간을 떠올리며 “만나자마자 아이들처럼 방방 뛰었고,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20년의 세월이 이 작품을 ‘숙성’시켰다고 표현했다. 그는 “20년 전 만든 작품이지만, 지금 돌아보니 그 시간이 영화를 더 깊게 만들었다”며 “한·일관계나 국제 정세는 그사이 많이 바뀌었지만, 변함없는 것만이 (영화에) 남아 지금도 국경 초월해 많은 분이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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