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2일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두고 “국제법적으로나 국제정치적으로나 (남북관계가) 두 국가인 것은 맞다”며 “‘적대적’이라는 접두사가 문제”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인 김종생 목사를 예방한 자리에서 “북이 적대적 두 국가라고 선을 긋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남북은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실제적인 두 국가”라고 했다. 그는 또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2단계가 국가 연합단계다. 두 국가가 연합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35년 된 공식적인 정부의 통일방안이다. 남쪽에서도 평화적 두 국가론을 유지해온 셈”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그러면서 “(남북관계가) 두 국가인 것은 맞는데 적대적일 필요는 없다”며 “적대적 관계를 사랑으로 녹이는 주체는 남북의 그리스도 교회”라고 했다. 그는 “끊어진 남북의 다리를 다시 잇는 역할을 NCCK에서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목사는 이에 “우리가 해야 할 사명”이라며 “내년 글리온 회의 40주년을 계기로 접점을 마련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성과가 있을지 자신은 못하지만,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의 평양 방문을 성사시키는 등 일련의 일들을 다양하게 해보려 한다”고 했다.
NCCK가 속한 WCC는 1986년 9월 스위스 제네바 외곽의 조그마한 마을인 글리온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독자협의회’, 이른바 글리온 회의를 개최했는데 이곳에서 남북 개신교계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만나 한반도 통일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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