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 이민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300여명의 석방이 늦춰진 것과 관련해 10일(현지시간) “어떻게 해서든지 최선의 방법으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우리 국민들이 구출돼 비행기(귀국용 전세기)를 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10일 미국으로 출국한 조 장관은 워싱턴 숙소에서 백악관으로 출발하기 전 한국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미 동부 시간으로 이날 오전 9시 30분에 백악관에서 만나기로 했다. 루비오 장관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겸해 국무부가 아닌 백악관에서 만나기로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은 미국 조지아주 서배나에 있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사 직원 등 한국인을 300여명 구금했다. 이날은 이들이 포크스턴 구금 시설에서 풀려나 ‘자진 출국’ 형태로 우리나라에서 출발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하기로 한 예정일이었다. 그러나 이를 몇 시간 앞두고 외교부는 미국 측 사정으로 이들 석방 및 귀국이 늦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미국 측 사정이 무엇인지 “현재는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고, (루비오 장관과) 면담이 끝나고 다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최선의 방법으로, 최대한 빠른 귀국을 재차 강조한 만큼 두 장관의 면담이 석방이 지연될 수밖에 없던 미국 측 사정을 해결하고 구금자의 석방 및 출국을 조속히 진행할 열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전세기가 이미 출발한 상황에서 돌연 석방이 지연되면서 석방·출국 행정절차 혹은 구금시설에서 공항까지 구금자가 이동하는 과정에 양국 간 이견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전날 구금 장소에서 전세기를 탈 애틀랜타공항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놓고 양국 간 이견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어 이와 관련해 한·미가 이견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은 “버스로 이동할 때 현지 법 집행 기관이 고집하는 방식이 있다, 손에 뭘 어떻게 하고 구금을 하는 등”이라며 “절대 그런 것을 하지 않는다는 것까지 마지막 행정절차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설명에 따르면 미국 영토 내 호송 절차에서 구금 인원을 결박하는 등 이민당국이 해온 실무 관행이 막판 합의에 걸림돌이 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는 ‘자진 출국’인지 ‘추방인지’, 재입국시 불이익 여부등에 관한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았거나 미 부처 간 의견이 갈려 시간이 소요됐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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