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윤열씨 이어 선정 영예
HD현대중공업이 국내 조선업계는 물론 산업계 최초의 ‘부자(父子) 명장’을 배출했다. 아버지 고윤열(67) 명장과 아들 고민철(43) 명장이다.
대한민국 명장은 15년 이상 산업 현장에서 쌓아온 뛰어난 기술과 경험으로 국가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장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 9일 ‘2025년 숙련기술인의 날 기념식’에서 고민철 기사(판금제관 직종) 등 11명을 올해의 명장으로 선정했다.

2012년 HD현대중공업에 입사한 고 기사는 플랜트설비생산부를 거쳐 현재 SMR·ITER 생산부에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제작 생산파트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현장에 3차원 측정기기인 ‘레이저 트래커(Laser Tracker)’를 도입하고, 이를 제관구조물의 품질 측정에 접목해 생산성과 정밀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아버지 고윤열 명창은 1978년 HD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줄곧 조선·해양 철구조물 제작에 몸담은 뒤 2018년 퇴직했다. 근무 당시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동해가스 설비 등 굵직한 현장을 두루 거쳤으며, 2004년 제관 직종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된 바 있다.
고 기사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아버지는 전형적인 경상도 분이라 무뚝뚝하게 ‘고생했다’ 한마디 정도 해주셨고, 어머니가 더 기뻐하셨다”고 말했다. 고 기사는 이번에 배출된 11명의 명장 중 가장 젊고 경력도 짧다. 그는 “20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30년, 50년 경력의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명장에 같이 이름을 올리는 것이 부담스럽고 송구스럽다”며 “제가 잘해서 명장이 된 것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를 젊은 제가 주도하라는 사명감을 나라에서 주신 것 같다”고 했다.
HD현대삼호도 회사 역사상 첫 대한민국 명장을 배출했다. 기계정비 직종에서 명장으로 뽑힌 유동성 기원은 1994년 HD현대삼호의 모태인 한라중공업에 입사해 영암조선소 건설부터 참여하며 30년이 넘도록 회사와 고락을 같이 한 역사의 산증인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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