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9세 취업자 21만9000명 감소
전 연령대 유일 고용률 ‘마이너스’
일·구직 미활동 인구 7만3000명↑
“30대, 이직 등 활발… 일시적 증가”
정부, ‘일자리첫걸음보장제’ 발표
고용DB 구축… 미취업 청년 발굴
일하거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30대 ‘쉬었음’ 인구가 8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5∼29세 청년층의 취업자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만명 넘게 감소하며 청년 고용률이 주저앉았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96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16만6000명 증가했다. 올 들어 취업자 증가폭은 5월(24만5000명)에 20만명대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10만명대에 머물러 있다. 6월과 7월에는 각각 18만3000명과 17만1000명을 기록했는데, 8월에는 이보다 줄어든 16만6000명에 그쳤다.

연령별 취업자 수는 15∼29세 청년층에서 21만9000명이 감소했다. 고용률로 보면 1.6%포인트 감소했는데, 16개월 연속 하락세다. 고용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전 연령대에서 청년층이 유일하다. 60세 이상의 경우 고용률이 1.1%포인트(47만9000명) 증가하며 나홀로 1%대 성장세를 보였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인구가 감소하는 것을 감안해도 청년층의 고용률은 계속 마이너스로 가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비경제활동인구 1622만명 중 ‘쉬었음’ 인구는 264만1000명으로 7만3000명 증가했다. 쉬었음 인구의 증가세를 주도한 것은 30대와 50세 이상이다. 이 중에서도 30대의 쉬었음 인구는 32만8000명으로 1만9000명 늘었다. 2003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로 8월 기준 최고치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43만5000명으로 3000명 줄었다.
쉬었음 인구가 30대를 중심으로 증가한다는 점에서 정부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미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직과 전직이 활발해지면서 30대에 쉬었음 인구가 일시적으로 불어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전체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4.6%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증가했는데, 30대의 쉬었음 인구는 6.2%포인트 증가했다.

노동당국은 쉬었음 청년을 발굴해 유형별로 맞춤형 지원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 추진 방안에는 쉬었음 청년 발굴을 위한 범정부적 데이터베이스(DB) 구축, 금전 지원 등이 담겼다.
먼저 올해 상반기 발표한 한국형 ‘청년보장제’(Youth Guarantee·유스 개런티)에서 졸업생 위주였던 정책 대상을 ‘장기 미취업 청년’으로 확대한다. 노동부는 각 부처와 협의해 고등학교와 대학뿐 아니라 군 장병 등 행정 정보로 연간 약 15만명의 장기 미취업 청년을 발굴한다. 청년들이 취업할 시기가 지났는데도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로 연계할 방침이다. DB 구축을 법적 근거로 마련하기 위해 연내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개정하고, 법상 청년 연령 상한을 현행 29세에서 34세로 올린다.
금전적 지원도 확대한다.
현재 비자발적 실직자만 받을 수 있는 실업급여를 2027년부터 자발적 이직자들도 생애 1회에 한해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2027년부터 가능할 전망”이라며 “자발적 이직자 구직급여는 다른 나라에서도 시행 중인 제도로 필요성에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구직촉진수당도 올해 50만원에서 내년 60만원으로 오른다.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인턴 등 일 경험 제도를 독려하는 ‘일자리 첫걸음 캠페인’도 추진한다. 참여 기업에는 동반성장위원회가 진행하는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가점을 부여할 계획이다.
이외에 일자리 정보 제공을 확대하기 위해 내년부터 민간 채용 플랫폼과 협업해 ‘임금체불·산재·괴롭힘 없는 회사’를 공개한다. 청년 비중이 높은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를 보호하는 ‘일터 권리보장 기본법’은 내년 상반기 제정할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잠시 멈춘 청년들은 정부가 먼저 다가가 회복하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예비 노동자들이 막막함 속에 포기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소통하면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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