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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제수품 가격 급등…전북 사과 ‘경북 사과’ 둔갑 등 유통 한계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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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10 15:47:14 수정 : 2025-09-10 15:47:14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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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사과·배 등 주요 과일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과 명절 수요가 겹친 영향이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유통정보망 ‘카미스’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국내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사과(상품·10㎏) 가격은 6만9437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평년 대비 51% 올랐다. 9일에는 9만3000원을 기록하는 등 올해 가을 들어 8만8000∼9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배(상품·15㎏) 역시 5만1006원으로 전년보다 44% 비싸졌다.

 

특히 전북 장수군에 따르면 장수사과의 경우 이달 초 10㎏ 기준 도매가격이 최대 21만원까지 형성될 정도로 대거 치솟았다가 최근 7만∼8만원대로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이런 도매가가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 소매가에 반영돼 명절 장바구니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쌀·찹쌀·배추·시금치 등 제수용 농산물과 쇠고기·삼겹살 등 축산물 가격도 줄줄이 상승세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본부 조사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도내 쌀(10㎏) 평균 가격은 3만5671원으로 한 달 전보다 5.8% 올랐고, 찹쌀(4㎏)은 1만8015원으로 전년 대비 50% 가까이 뛰었다. 배추는 1포기에 6689원으로 1년 전보다 두 배, 시금치(400g)는 1만5601원으로 네 배 이상 상승했다.

 

축산물도 예외가 아니다. 쇠고기 등심(600g)은 평균 7만8544원으로 전월 대비 11.3%, 삼겹살(600g)은 2만214원으로 전년보다 26.9% 각각 올랐다.

 

이 같은 물가 강세는 올여름 폭우·장마·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에 추석 수요가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쌀·쇠고기·사과 등 핵심 품목 가격이 높게 유지돼 가계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며 “올해는 추석 밥상 차리기가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북산 사과가 경북산으로 둔갑해 거래되는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장수·무주·남원 등지에서 수확된 사과 상당량이 1차 선별만 거친 뒤 선진 유통체계를 갖춘 경북 안동 도매시장을 통해 ‘경북산’, ‘안동산’ 등으로 판매되고 있어 지역 브랜드 가치가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올해 봄 경북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인해 사과 재배지까지 대거 피해가 발생한 데다 전국적으로 사과 생산량이 크게 줄고, 이 지역 사과 브랜드 인지도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라는 게 도매시장 상인들의 설명이다. 반면, 전북 동부권 지역의 경우 올해 산불이나 홍수 등 자연재해가 거의 없어 사과 작황이 예년보다 훨씬 좋은 편이다.

 

농가와 전문가들은 생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유통·가공 중심 체제로 전환하지 않으면 전북 사과 산업의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유정훈 전북도의원은 이날 도정 질문에서 “사과 집산 지역의 고령화와 인력난으로 생산과 선별·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산지 공판장과 산지유통센터(APC) 확충, 농가 지원 강화 등 종합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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