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신흥경제국 협의체인 브릭스(BRICS) 정상 화상회의에서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관세 전쟁을 일으켜 국제 무역 규칙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화상으로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해 “세계에 패권주의, 일방주의, 보호주의가 매우 만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부 국가는 잇따라 무역 전쟁과 관세 전쟁을 일으켜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고, 국제 무역 규칙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을 비롯한 각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사실상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이 중요한 시기에 브릭스 국가들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최전선에서 다자주의와 다자 무역 체제를 수호해야 한다”며 “국제 관계의 민주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의 대표성과 발언권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엔, 세계무역기구(WTO)과 같은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다자주의, 개방·상생, 단결·협력 등을 고수해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 체계와 국제법 기반의 질서를 유지하며, 다자주의의 기초를 다져야 한다”면서 “경제 세계화는 막을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고, 각국 발전은 개방과 협력의 국제 환경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우리는 개방형 세계 경제 건설을 확고히 추진하고, 개방 속에서 기회를 나누고 상생을 실현해야 한다”며 “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무역체제를 수호하고,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를 반대해야 한다”라고 붙였다.
시 주석은 “쇠를 두드리려면 자신이 단단해야 한다”면서 “브릭스 국가들이 긴밀히 협력할수록 외부 위험과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자신감이 커지고, 방법이 많아지며, 효과가 더욱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최근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를 통해서도 반서방 국가들이 미국에 맞서 뭉쳐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발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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