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사태 땐 숙련자 구인난 우려
공기 지연 따른 생산 줄차질 예고
미국 당국이 조지아주 한국 기업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불법체류 단속을 대규모로 벌이며 미국 현지에 공장을 건설 중인 한국 기업들이 긴장 속에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단속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 공장)은 2023년 두 회사의 합작법인 설립 계약에 따라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배터리 공장 근처에는 한·미 제조업 동맹의 상징인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이 있다. 합작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은 HMGMA 부지 내의 현대모비스로 옮겨져 배터리 팩으로 제작한 뒤 HMGMA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 현대차그룹이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공급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은 내년 초 완공돼 이곳에서 연간 전기차 약 30만대 분량의 배터리가 양산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단속으로 연행된 300여명의 한국인이 자진출국 형식으로 귀국하더라도 당장 재입국을 할 수 있다는 기약이 없어 대체 인력을 확보할 때까지 공장 건설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결국 비자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전반적인 생산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구금 조치로 한국 기업의 미국 내 신규 사업 불확실성도 한층 높아졌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공장 건설을 진행하며 숙련 인력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기업이 미국에 신설 또는 증설을 진행 중인 공장은 20여곳이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삼성전자, 삼성SDI, SK하이닉스, SK온, CJ제일제당, LS전선 등이다. 반도체, 배터리, 전선, 식품 등 여러 산업군에 걸쳐 있다. 현대차그룹은 루이지애나주에 현대제철 신규 설비 구축과 2029년까지 연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에서 370억달러(약 46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내년 말부터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을 건설해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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