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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나도 야당 대표 출신”… 민경협 손잡았지만 난관 수두룩 [李대통령·여야 대표 회동]

입력 : 2025-09-08 18:10:00 수정 : 2025-09-08 21:15:05
박영준·최우석·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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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순방 마치자마자 만남 추진

취임 97일 만에 성사 … 尹과 대비
張대표와는 별도 회동으로 ‘예우’
“경쟁하되 국익엔 한목소리 내야”

민경협 野 대표 요청시 수용 방식
文정부 때도 추진했다 ‘흐지부지’
쟁점법 많아 정례화는 어려울 듯

이재명 대통령이 8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회동하고, 가칭 ‘민생경제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것은 국회, 특히 야당과의 협치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민의힘 장 대표가 강성 ‘반탄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로 분류되고, 민주당 정 대표가 장 대표를 포함한 국민의힘 ‘내란 세력’과의 협치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밝게 웃고 있다. 뉴시스

◆취임 100일 전 두 차례 野 지도부 회동

 

이 대통령은 한·일,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달 28일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우상호 정무수석에게 장 대표를 포함한 여야 지도부 회동을 즉시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순방 일정을 마치고 여야 지도부에게 순방 성과 등을 설명하는 자리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순방 일정을 마치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여야 지도부 회동 추진을 지시한 것을 두고 국회 및 야당과의 협치에 강조점을 둔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대통령이 이날 장 대표와 마주 앉은 것은 취임 97일 만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22일에도 취임 후 18일 만에 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진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와 취임 720일 만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영수회담을 한 것과 비교하면 취임 후 100일이 채 안 돼 두 차례에 걸쳐 야당 지도부와 ‘초고속’ 회동을 한 셈이다. 이날은 여야 대표와의 오찬회동 뒤 별도로 장 대표와 단독 회동을 하고, 야당 대표를 예우하기도 했다. 이재명정부가 의석수 170석에 가까운 거대 여당을 등에 업고 ‘독주’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독주 이미지가 아닌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앞서 국민의힘에서 반탄파 대표가 선출되더라도 대화를 하겠느냐는 질문에 “공식적인 법적인 야당의 대표가 법적인 절차를 거쳐서 선출되면 대화해야 한다”면서 “당연히 대화해야죠. 저는 정청래 대표의 입장과 대통령의 입장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도 “저도 야당 대표를 했다. 야당 대표를 하면서 많이 느낀 게 그런 것”이라고 운을 떼고, “정치라고 하는 것이 어쩔 수 없이 자기 지지 계층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중요한 한 축이기 때문에 저는 야당도 주요한 국가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국익’을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과정 등을 언급하며 “우리가 다투되, 경쟁은 하되 우리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우리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로 우리 전체 대한민국의 국익, 우리 국민의 복리 증진을 위한 것들을 함께 힘을 모으면 참으로 좋겠다. 그게 대외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더라”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가진 여야 오찬 회동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민경협 출범… “野 요청 시 수용 방식”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담 후 국회에서 가진 결과 브리핑에서 민생경제협의체 출범에 대해 “야당 대표가 (만남을) 요청할 시 적극적으로 만남을 수용하도록 노력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민생경제협의체는 출범하되 정례화까지는 이르지 않은 것이다. 이는 문재인정부에서 만들기로 했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가 분기별 1회 개최라는 상설화 개최에 합의했다가 이를 지키지 못하면서 오히려 여야 간 갈등 재료로 작용했던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정부 때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2018년 11월 첫 회의 후 흐지부지됐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례화가 갖는 어려움을 경험했기 때문에 실질화, 성과를 낼 수 있는 이야기들의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민생경제협의체에서 여야가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관건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정도로 볼 수는 있지만 협치가 잘 진행될 것인가 전망은 어둡다”며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점에서 여야가 공통공약을 우선 논의하기로 했고, 이 부분에 어느 정도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가 변수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7월에 여야 대선 공통공약을 선별해 법안 통과를 추진하기로 했지만 이후 인사청문회 정국 등의 여파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자본시장법, 전자증권법, 필수의료육성 및 지역의료격차해소지원법, 식품위생법 등 11개 법안을 여야 공통법안으로 분류했다. 이들 법안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준·최우석·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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