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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외인 성공은 감보아로 끝? 4경기 ERA 8.05로 ‘필패 카드’ 되어버린 롯데 벨라스케즈…데이비슨에 대한 향수가 짙어질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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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30 08:00:00 수정 : 2025-08-30 01:34:10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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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외인 성공의 행운은 한 번밖에 허용되지 않는걸까. 롯데가 가을야구에서 확실한 에이스 카드가 되어주길 바라며 영입한 빈스 벨라스케즈가 기대 이하의 투구로 또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되면 전임자인 터커 데이비슨에 대한 향수가 짙어질 수밖에 없는 롯데다.

 

롯데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두산과의 홈 경기에서 1-7로 완패했다. KT와의 주중 3연전에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다시금 기세를 타나 싶었지만, 이날 패배로 이번주 성적은 2승2패가 됐다. 시즌 성적은 61승5무59패로 5위 삼성(61승2무60패)에 0.5경기 차로 쫓기는 4위다. 8위 NC(55승6무57패)와의 승차도 단 2경기에 불과하다. 삼성, KT, KIA, NC의 추격 가시권에 있다. 조금만 방심하면 8위까지도 곤두박질칠 수 있는 위기에 놓여있는 롯데다.

 

완패의 이유는 간단했다. 대체 외인 벨라스케즈의 부진 때문이었다. KBO리그 입성 후 네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 벨라스케즈는 이날 5이닝 동안 106구를 던졌다. 이닝당 20구를 넘긴 것에서 알 수 있듯, 고전을 면치 못했다. 피홈런 1개 포함 6피안타, 5볼넷에 사구 1개로 12번의 출루를 허용하며 5실점(5자책) 했다. 탈삼진은 7개를 솎아냈으나 제구력도 엉망이었고, 타자들의 방망이도 이겨낼 구위도 없었다. 벨라스케즈의 KBO리그 성적은 4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은 8.05다. 실패작의 냄새가 여기저기서 스멀스멀난다.

 

시작부터 제구 불안으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안재석과 케이브에게 볼넷을 내줬고, 결국 2사 1,2루에서 신인 박준순에게 좌중월 3점포를 얻어맞았다. 슬라이더가 꺾여들어가지 않고 밀려들어가는 ‘행잉 슬라이더’가 됐고, 그것마저 가운데 몰리면서 홈런을 피할 수 없었다. 2회에도 정수빈에게 맞은 적시타로 한 점만 내줬지만, 몸에 맞는 공까지 나오며 불안감을 계속 노출했다.

 

삼자범퇴 이닝이 없었다. 그나마 무실점으로 넘어간 3회, 4회에도 볼넷 1개씩을 내주며 제구 불안은 이어졌다. 5회엔 1사 후 양의지에게 좌중간 2루타, 2사 후 김인태에게 적시 3루타를 맞으며 5점째를 내줬다.

 

구속은 나쁘지 않았다. 포심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153km까지 찍었고, 평균도 149km가 나왔다. 투심 패스트볼도 최고 151km까지 찍었다. 다만 슬라이더나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가 전혀 위닝샷이 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패스트볼 구위만으로는 타자들을 윽박지르거나 찍어누를 수 없다보니 매경기 고전을 면치 못하는 벨라스케즈다.

 

이러니 전임자 터커 데이비슨의 이름이 어른어른거릴 수밖에 없는 롯데다. 퇴출된 데이비슨의 성적은 10승5패 평균자책점 3.65. 드러난 성적은 준수하지만, 시속 150km가 훌쩍 넘는 포심으로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피안타율은 0.262로 높았다. 여기에 9이닝 당 볼넷 개수도 3.5개로 제구력도 인상적이지 못하다 보니 이닝 당 출루 허용(WHIP) 1.39에 달했다. 22경기에 등판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는 등판 경기의 절반인 11번에 그쳤다. 이런 아쉬움 때문에 롯데 프런트와 벤치는 데이비슨을 방출하고 새로운 외인을 데려오기로 결단을 내렸다. 마침 찰리 반즈 대신 데려온 감보아가 150km 후반대의 압도적인 포심 패스트볼의 구위를 무기로 대박을 쳤기에 내심 또 한 번의 대체 외인 대박을 노렸던 롯데다.

 

벨라스케즈는 메이저리그 커리어만 보면 충분히 검증된 자원이다. 빅리그 통산 191경기에 등판했다. 144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벨라스케즈는 38승 51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2024년부터는 빅리그 커리어는 끊겼지만, 올해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18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3.42로 꾸준히 마운드를 지켰다.

 

그러나 1997년생의 감보아가 전성기의 몸 상태라면 1992년생으로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벨라스케즈는 감보아만큼의 위력적인 공을 뿌리지 못하고 있다. 구위가 다소 떨어지면 이를 만회할 제구력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제구력조차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하다. 19이닝을 던지며 내준 볼넷만 11개다. 피안타율은 0.325에 달하고, 이닝당 출루허용륭은 1.89로 거의 이닝당 2명의 주자를 내보내고 있다. 그나마 거둔 1승도 지난 24일 NC전도 6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팀 타선의 폭발 덕에 가능했던 승리였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대로라면 벨라스케즈는 필패카드가 될 수밖에 없다. 12연패로 인해 이제 롯데는 더 이상 여유가 없다. 한 경기, 한 경기가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사활이 걸린 상황이다. ‘무늬만 외인’인 벨라스케즈가 반등하지 못하고 가을야구 진출을 실패한다면? 터커 데이비슨의 퇴출은 두고두고 회자될 외인 교체가 될 수도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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