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에게 이른바 ‘나토 3종 세트’ 귀금속을 제공했다고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에 자수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수술 후 입원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술을 받은 날이 특검팀에 자수서를 낸 날이라 조사를 회피하기 위한 것 아니냔 의혹이 제기된다.

25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회장은 김건희 특검이 서희건설 본사 압수수색을 한 11일 자수서를 제출했고, 같은 날 서울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이후 지금까지 해당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희대를 졸업한 이 회장은 총동문회장을 지낼 정도로 모교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한다.
다만 이 회장 측과 병원 측 모두 이 회장이 무슨 수술을 받았는지는 개인정보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의 변호인은 본지 통화에서 “(이 회장의 건강이) 심각하게 안 좋은 상태”라며 “그 정도로밖에 확인을 못 해드린다”고만 전했다.
김건희 특검은 이 회장 측과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지만, 이 회장 측이 수술·입원 확인서, 주치의 소견서 등을 내고 건강상 이유로 당장은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특검 수사기간에 제한이 있는 만큼, 이 회장 소환 조사가 불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이 회장은 자수서를 통해 김씨가 2022년 6월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 정상회의 순방 당시 착용한 것으로 알려진 60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와 수천만원대 브로치·귀걸이 등 나토 3종 세트를 김씨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 “사위가 윤석열정부에서 일할 기회가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취지에서 선물을 건넸다”고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회장의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나토 순방 전인 2022년 6월3일 차관급 공직인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된 배경과 해당 선물의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이 회장 대면조사 등을 통해 서희건설이 김씨 측에 건넨 귀금속이 인사청탁의 대가였는지 여부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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