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4일 한·일 정상회담을 포함한 일본 순방을 마치고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한·일 정상회담 결과와 앞으로 있을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생각을 풀어냈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안보 문제, 국방비 문제, 관세 협상 문제, 또 그거 말고도 여러 가지가 예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는 그 자리에서 갑자기 얘기되는 사안들은 크게 많지 않고,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러나 주요 의제는 사전에 다 실무에서 구체적으로 협의를 진행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사실상 타결될 것도 있고, 미세 부분을 제외하고 불충분하게 타결되는 경우도 있고, 또 정상 간 대화에서 결정되어야 할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이 순간에도 실무적 협의는 계속되고 있고 저희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느냐는 질문에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도 하나의 주권국가이고, 주권국가에서 우리 주권자들, 우리 국민들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키진 못할지라도 최소한 실망하게 해드리진 않아야 된다는 책임감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과할 만큼 국가 중심, 자국 중심 시점이어서 우리 역시도 대한민국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되는데, 과거보다 몇 배 더 노력이 필요한 거 같다”면서 “입지가 과거보다는 많이 어려워진 게 객관적이고 사실인데, 그런 어려움조차도 이겨내고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고 더 나은 상황을 만드는 게 제가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을 어떻게 준비했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협상하는지, 협상의 기술, 거래의 기술에 다 써놨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1987년 출간한 회고록 형식의 저서 ‘거래의 기술’(Trump: The Art of the Comeback)을 번역본으로 읽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과정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관련해 어떤 조언을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시바 총리는 매우 우호적으로 우리 대한민국과 미국과 협상 대해 많은 조언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애초 20분으로 예정됐던 이시바 총리와의 소인수회담이 1시간 동안 이어진 것과 관련해 “사실 거의 대부분 미국과 협상 얘길 하느라 지연됐다”면서 “아주 자세한 얘기를 해줬는데 이걸 다 얘기하면 별 도움이 안 될 거 같아서, 아주 많은 자세한 얘기를 해줬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시바 총리와의 정상회담) 현장에서 특별히 제가 요청 드려서 자신들과 미국과의 협상 내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또 한국이 미국과 협상하는 데 있어서 어떤 점에 주의를 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 것이란 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세부적으로 협조해주기로 약속도 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통상 압박 등에 대응해 한·일 정상이 협력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포함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농축산물 추가 개방이 논의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일단 한 합의를 그렇게 쉽게 뒤집거나 바꾸는 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기본적 입장은 그런 문제도 다 당시 함께 다 논의된 것이고 이미 큰 합의를, 미국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고 한국과 미국 대통령이 상호 승인해서 그 내용들이 정해졌는데 또 일방적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을 저희가 쉽게 '바꾸자니까 바꾸겠습니다'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싶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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