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사상 최초… 다승왕 1위 굳건
단일시즌 최소경기 200탈삼진 기록도
역대 16번째… 한 시즌 ‘최다 K’ 기대감
명장 김경문, 3번째 ‘1000승 감독’에
겹경사에도 선두 LG와 2경기 차 2위
프로야구 한화 에이스 코디 폰세(31)가 개막 후 선발 15연승이라는 KBO리그의 새 역사를 썼다. 폰세의 역투에 힘입어 김경문 한화 감독도 역대 세 번째 1000승 고지를 밟은 사령탑이 됐다.
폰세는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롯데와 정규시즌 홈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면서 안타 3개와 볼넷 2개만 내주고 삼진은 9개나 돌려세우는 위력적인 투구로 한화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폰세는 이 승리로 개막 이후 23경기에 등판해 패전 없이 15승째를 챙기며 다승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렇게 개막 15연승을 거둔 투수는 프로야구 역사상 폰세가 최초다. 종전 투수의 개막 후 최다연승 기록은 정민태(현대·2003년)와 헥터 노에시(KIA·2017년)의 14연승으로 폰세가 종전 기록을 8년 만에 갈아치웠다.
1회 몸이 덜 풀린 듯 1사 1, 2루의 위기가 있었지만 이를 잘 극복한 폰세는 이후 5회 2사 유강남에게 안타를 허용할 때까지 13타자 연속 범타 처리를 하는 등 뛰어난 구위를 과시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7㎞까지 나왔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공을 고루 활용했다. 폰세는 1.69였던 평균자책점도 1.61로 낮추며 이 부문 역시 1위에 올라 있다.
다만 이날 대기록을 세우기까지 안심할 수는 없었다.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9회말 첫 타자 윤동희를 사구로 출루시키며 위기를 자초하면서다. 이어 나온 노진혁에게 커다란 타구를 맞아 한화 팬들은 폰세의 승리가 날아가는 것 아닌가 마음을 졸여야 했다.
다행히 좌익수 문현빈이 담장에 부딪히며 노진혁의 타구를 잡아내 한화는 한숨을 돌렸다. 안정을 찾은 김서현은 후속 타자를 모두 땅볼로 처리해 폰세의 승리를 지켰다.
폰세의 대기록은 또 있었다. 이날 전까지 시즌 193탈삼진을 기록 중이던 폰세는 그 수를 202개로 늘리며 역대 단일시즌 최소경기 시즌 200탈삼진 기록도 새로 썼다. 이는 역대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을 보유한 아리엘 미란다(두산)가 2021년 25경기 만에 세운 것을 2경기 단축한 기록이다.
단일시즌 200탈삼진도 KBO리그 역대 16차례만 나온 값진 기록이다. 한화 소속 선수로는 류현진(2006년 204탈삼진·2012년 210탈삼진)과 정민철(1996년 203탈삼진)에 이어 폰세가 4번째로 달성한 기록이기도 하다. 지금 추세라면 폰세는 미란다가 보유한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도 갈아치울 수 있다.

폰세의 역투는 김 감독에게도 큰 선물을 안겨줬다. 김 감독은 1894경기 만에 개인 통산 1000승 34무860패) 고지를 밟는 기쁨을 누렸다. 2004년 두산에서 첫 감독에 오른 뒤 21년 만이자 김응용(1554승 68무 1288패), 김성근(1388승 60무 1203패) 감독에 이어 역대 프로야구 3번째로 1000승 달성에 성공하며 ‘명장’ 반열에 오르게 됐다.
김 감독은 2011년 6월 중도 퇴임할 때까지 두산에서 512승을 거뒀고 두 달 뒤인 2011년 8월 NC 사령탑에 올라 2018년 시즌 도중 물러날 때까지 384승을 더했다. 그는 지난해 8월 한화 사령탑으로 다시 복귀해 이날까지 104승을 더 올리며 1000승을 채웠다.
한화는 이날 겹경사를 누렸지만 선두 LG도 승리를 챙겨 승차(2경기)를 좁히지 못했다. 수원에서 열린 KT와 원정경기에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른 LG의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는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팀의 11-2 완승의 주역이 됐다. LG는 하반기 22경기에서 18승을 쓸어 담는 맹렬한 질주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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