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오르테가, 총괄 프로듀서도 맡아
“작품 이해 깊어져… 한국 노래도 등장”
버튼 감독 특유의 스톱모션 연출 더해
“타인 아닌 내가 진정 끌리는 것 그려내”
넷플릭스의 메가 히트 시리즈 ‘웬즈데이’가 지난 6일 시즌2로 돌아왔다. 늑대인간, 세이렌, 고르곤 등 ‘별종’ 학생들이 다니는 네버모어 아카데미로 아담스 패밀리의 장녀 ‘웬즈데이’(제나 오르테가)가 전학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시즌1은 2022년 공개 이후 누적 시청 17억시간, 넷플릭스 영어권 TV 시리즈 중 시청시간 역대 1위를 기록하며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켰다. 지난 시즌에 이어 시리즈를 연출한 팀 버튼 감독과 주연 배우 제나 오르테가, 에마 마이어스는 1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시즌의 확장된 세계관과 심화된 서사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웬즈데이는 괴짜들이 모인 네버모어 아카데미에서도 가장 기괴한 취향의 소유자다. 시즌1이 웬즈데이의 정체성과 학교생활을 중심으로 전개됐다면, 시즌2는 ‘가족’이라는 주제를 파고든다. 웬즈데이의 부모인 고메즈와 모티시아가 네버모어에 등장하며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팀 버튼 감독은 “모티시아와 그녀의 어머니, 웬즈데이까지 3대에 걸친 모녀관계 서사를 깊이 있게 다뤘다”고 설명했다.
오르테가는 이번 시즌부터 총괄 프로듀서로도 참여했다. 그는 “시즌1 때도 이야기 구조에 관심이 많았지만, 시즌2는 제작 초기 단계부터 서사에 관여할 수 있었다”며 “배우로서 참여하는 걸 넘어,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작품을 이해할 수 있었고 이 점이 연기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즌2의 웬즈데이에 대해 “이전 시즌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캐릭터”라며 “바뀐 것은 없다”고 단언했다. 오르테가는 다만 “영적 능력을 일부 잃게 되면서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되려 한다”며 “가족과 친구에게 조금은 기대기 시작했다”고 변화의 여지를 내비쳤다. 늑대인간으로 각성한 이니드를 연기한 마이어스는 “시즌2의 이니드는 이제는 늑대인간 무리와 어울리며 자신만의 커뮤니티를 찾아간지만 사회적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엔 팀 버튼의 시그니처인 전통 방식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삽입됐다. 스태프들이 퍼펫과 세트를 수개월간 수작업으로 제작해 만들어낸 스톱모션 시퀀스는 웬즈데이 세계관의 고딕풍 질감과 오컬트 감성을 극대화하며 색다른 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팀 버튼은 “첫 영화 ‘빈센트’도 스톱모션이었는데, 이번 작업 때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며 “이번 시리즈 안에서 스톱모션이 정말 아름다운 예술적 매개체로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질감이 살아 있고 인간의 손길이 닿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내게 진정한 창의성 발현의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팀 버튼은 ‘유령 신부’, ‘빅 피쉬’, ‘가위손’ 등 특유의 세계관과 스타일로 영화 팬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왔다. 첫 시리즈 도전작인 ‘웬즈데이’로 대성공을 거뒀다. 그럼에도 그는 “(웬즈데이가) 성공할지 몰랐고, 그저 마음이 이끄는 대로 만든 작품”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시즌2을 작업할 때도 이전 시즌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거나 시청자의 욕구에 맞추려 노력하지 않았다고 한다.
“시청자가 보고 싶어할 것을 생각하기 시작하면 (작품이) 기성품이 되어 버립니다. 나만의 개성을 보호하고 내가 무엇에 끌리는지, 내가 어떤 사람이며 내게 어떤 세계관이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저 심장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겁니다. 저의 경우 ‘비틀주스’의 리디아 디츠, 캣우먼같이 여성의 강렬함과 개성을 드러내는 데 항상 큰 열정을 가졌습니다.”
‘웬즈데이’는 괴짜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바로 그 점 덕분에 사랑받았다. 오르테가는 웬즈데이가 ‘전형적인 사랑스러운 여자아이가 아니다’는 지적에 “솔직하고, 목소리를 당당하게 표출할 줄 아는 여자아이들은 모두 사랑스러운 존재”라며 “이상한 아이들이야말로 가장 사랑받을 만하다”고 강조했다. 팀 버튼 감독 역시 “‘평범’(normal)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고, 정의하기도 어렵다”며 “모든 사람에게 이상한 구석이 있고, 별종 캐릭터에 공감이 된다”고 가세했다.
‘웬즈데이’는 현재 파트1(4화)까지 공개된 상태다. 파트2는 다음 달 3일 공개된다. 오르테가는 “파트2 6화는 이니드 중심의 에피소드”라며 “한국 팬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들이 들어가있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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