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노현 조선인추도비 앞서
시민단체 등 70여명 묵념·헌화
제2차 세계대전 말 일제가 조성했던 대규모 지하 방공호 시설인 마쓰시로(松代) 대본영 건설에 동원됐다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를 추도하는 집회가 열렸다.
10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혼슈 중부 나가노현에 조성된 마쓰시로 대본영터에 위치한 조선인추도비 앞에서 열린 추모집회에 70여명이 참여해 묵념하고 헌화했다. ‘마쓰시로 대본영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의 오모테 히데타카 회장은 “시대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역사를 직시하며 다시 과오를 저지르지 않는 오늘을 살아갈 것”이라면서 이 같은 비극이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쓰시로 대본영은 일제가 태평양전쟁에서 패할 가능성이 커지자 본토 결전에 대비해 왕궁과 행정기관 등을 도쿄에서 이전할 목적으로 극비리에 만든 지하벙커다. 일본 최고 산악지대로 꼽히는 나가노현의 세 개 산지에 구축된 시설로 황실과 황족이 거주하는 왕궁과 전시 최고지휘부뿐 아니라 주요 정부기관과 NHK, 중앙전화국 등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대규모로 조성됐다. 세 개 벙커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길이가 5.9㎞에 달할 정도였다. 마쓰시로 대본영은 전체 공정의 80%까지 건설이 진행됐으나 일제의 패전으로 미완성으로 남았다.
엄청난 규모만큼 대규모 건설인력도 돼 이 중 조선인도 7000여명에 달했으며 열악한 노동 환경 속 수백명이 희생됐다.1995년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들을 기리기 위해 추모비가 건설된 이후 매년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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