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업계에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물결이 거세게 밀려오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광고·마케팅 솔루션 기업 애피어(Appier)는 ‘2025 칸 라이언즈’에서 생성형 AI의 상용화를 5대 주요 마케팅 트렌드 중 하나로 발표하며, 그 영향력이 본격화됐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가 마케팅 분야의 ‘게임 체인저’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과거에는 상상에 그쳤던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AI 기술을 통해 실현 가능해졌으며,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과 메시지를 유지하면서도 거의 무한에 가까운 캠페인 변주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도 이러한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제스프리는 브랜드 마스코트 ‘키위브라더스와 영양들’이 가수 이수현(AKMU)과 협업해, 자사 제품의 영양 가치를 알리는 AI 기반 인터랙티브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빈틈없이 꽉 송’과 ‘빈틈없이 꽉 댄스’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이번 이벤트는 참여자가 건강을 기원하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입력하면, AI가 해당 이름을 포함한 노래 메시지를 생성하고, 이를 이수현의 음성과 캐릭터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구현해주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비타민C, 영양, 달콤함 등 다양한 주제의 노래 템플릿을 선택해 콘텐츠를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다. 제스프리는 참여자에게 경품도 제공하며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하고 있다.
세정그룹의 여성복 브랜드 올리비아로렌은 최근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여름 원피스 화보를 공개했다. 해당 화보는 원단의 질감, 모델의 표정, 조명 효과 등 실제 촬영 수준의 디테일을 구현해 AI 비주얼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로맨틱’, ‘컬러풀’, ‘모던’ 등 3가지 콘셉트로 구성된 컬렉션은 해외 명소를 배경으로 설정한 AI 생성 이미지 위에 다채로운 원피스를 입힌 형태로 구현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올리비아로렌이 추진 중인 전사적 디지털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제품 기획부터 유통까지 AI 데이터 분석을 전 과정에 도입한 대표 사례다. 해당 화보와 스타일링 콘텐츠는 브랜드 공식 유튜브 및 인스타그램에서 공개됐으며, 실물 상품은 전국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구매 가능하다.
생성형 AI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영역도 새롭게 확장하고 있다. 단순한 캐릭터 생성에서 나아가, 실제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AI 기반 동물 인플루언서가 등장하며 새로운 소비자 소통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편의점 브랜드 GS25는 AI 인플루언서 ‘사모예드 포포’를 앞세워 공식 인스타그램 릴스 콘텐츠를 선보였다. 영상에서 포포는 지하철을 타고 GS25에 출근해 고객을 응대하고, 직접 편의점 음식을 구매해 식사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할인 혜택과 프로모션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며 브랜드 메시지를 친근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해당 콘텐츠는 게시 일주일 만에 조회수 130만 회를 넘겼고, 500건 이상의 댓글을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는 기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넘어, AI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브랜드의 새로운 소통 창구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생성형 AI는 더 이상 단순한 텍스트 생성이나 자동화 도구에 머물지 않는다.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보존하면서도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고, 다양한 콘텐츠 포맷을 실시간으로 창출할 수 있는 점에서 마케팅 전략의 새로운 핵심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AI는 마케팅의 창의성과 실행력을 동시에 증폭시키는 도구”라며, “앞으로는 브랜드 메시지에 감정을 입히고, 참여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AI 기반 인터랙션이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