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에서는 책임수사관 강동호 경감과 부산경찰청 과학수사계 안성수 경감,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직접 해결한 수사 일지를 펼쳤다.
이날 소개된 사건은 비 내리는 산자락 전원주택에서 벌어진 폭행으로 시작됐다.
귀가 직후 피해 남성은 우비 차림의 두 괴한에게 무차별적으로 습격을 당했고, 아내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범인들은 이미 도주한 상태였다. CCTV 일부에 당시 상황이 찍혔지만 우비와 어둠에 가려 식별하기 어려웠다.

현장에서 발견된 9V 건전지와 배터리 덮개는 ‘특고압 전기충격기’의 부품으로 확인됐다. 전기충격기로 기절시킨 뒤 범행을 저질렀고, 남편은 결국 사망했다.
수사팀은 전국에 특수 고압 전기충격기를 소지한 사람들을 조사했으나, 3천여명에 이르렀고 이 중에서 용의자를 추려내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수사 반경을 지인으로 좁힌 수사팀은 남편의 일과 범행이 연관이 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괴한들은 남편만을 노렸는데, 수사팀은 피해자가 수십억 원 규모의 부동산 투자와 개발사업을 하던 중 여러 갈등 관계와 분쟁이 있었던 점에 주목했다.
수사팀은 용의 선상에 오른 5명의 통신 내용을 추적한 끝에, 전기충격기를 소지한 남성을 찾았다. 그는 바로 용의자 장 씨의 측근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은 30대 후반의 남성 회사원이었다.

알고 보니 그 남성은 과거 장 씨와 건조물침입죄로 기소된 전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범행 시기 전후로 직접 연락하지 않아 의심을 샀다.
피해자와 장 씨는 과거 동업 관계로, 장 씨가 피해자에게 토지를 매입하며 계약금만 지급한 뒤 중도금을 지불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자 피해자가 이를 중단시킨 상태였다.
수사팀은 회사원을 더 조사했다. 그는 과거 전기충격기를 분실했다고 했지만, 거짓말 탐지기 수사는 거부했다.

이 상황에서 피해자 유족이 현상금 5억 원을 내걸자, 바로 그 회사원이 제보자로 나타나 장 씨의 범행을 입증할 녹취록을 제출했다. 경찰 또한 현장 인근에서 전기충격기 본체를 찾은 상태였다.
결국 장 씨는 청부 사실은 인정했으나, “살해가 아니라 전치 12주 정도만 나오게 해 달라고 했다”며 살해 의도는 부인했다. 그러나 그는 공사 중단 당일 청부살인을 의뢰했고, 사건 발생 다음 날 공사를 재개했다.

장 씨로부터 살인을 의뢰받은 전직 조폭은 범행을 후배에게 하청을 줬고, 실제 범행을 저지른 두 명은 수사팀의 끈질긴 추적 끝에 사건 발생 1~2년 뒤 각각 검거됐다. 장 씨와 실행범은 무기징역을, 전달책 역할을 한 조폭은 13년형을 선고받았다.
사건을 접한 시청자들은 “초고압 전기충격기 빌려줘 놓고 돈도 받아먹었네”, “전기충격기 소지자 정말 뻔뻔하다” 등 분노하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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