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대구 노곡동 침수 또 인재?…"배수펌프 미작동" vs "산불 2차 피해"

입력 : 2025-07-17 18:49:41 수정 : 2025-07-17 18:49:40

인쇄 메일 url 공유 - +

주민들 "산불 피해지 잡목 등 배수로 막아"…북구청 "노곡동 산불영향지역 아냐"
대구시 "배수 펌프장 제진기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

17일 호우경보 속에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도로와 차량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곡동에는 이날 오후 2시를 전후한 시각에 시간당 최대 40㎜의 비가 내리면서 도로와 주택 10여곳, 차량 여러 대가 물에 잠겼다.

17일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119구조대가 보트를 타고 인명 수색을 하고 있다. 이날 갑작스러운 폭우로 노곡동 일대가 침수됐다. 연합뉴스

한 식당은 물과 함께 토사가 들이닥쳐 상당 기간 문을 닫아야 할 처지다.

구조 당국은 구명보트 등을 이용해 물에 갇힌 주민 20여명을 안전지대로 대피시켜야 했다.

노곡동이 이전에 물에 잠긴 것은 15년 전인 2010년 7월과 8월 두 차례다.

도로 등 9천㎡와 주택 80채, 차량 30여대가 물에 잠기고 8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웬만해선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대구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침수 원인은 결국 펌프 시설 관리 부실이었다.

배수 펌프장 제진기가 작동하지 않아 침수 피해를 발생케 한 전형적인 인재였다.

제진기(除塵機)는 배수펌프에 유입되는 물에 섞인 쓰레기 등 부유 물질을 골라내는 기기로 당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침수 사태 이후 배수펌프 설비를 점검하고 터널 배수로까지 설치하는 등 재발 방지에 나섰다.

특히 터널 배수로는 길이 700m, 직경 3m의 거대 구조물로 빗물이 마을에 머물지 않고 인근 금호강으로 바로 빠지게 하는 시설이다.

이에 따라 웬만한 비가 오지 않고는 노곡동 일대가 침수되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15년 만에 다시 침수된 것을 두고 이런저런 원인분석이 나온다.

주민들은 최근 인근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본다.

산불에 타 버린 나무와 부산물이 호우에 쓸려 동네로 내려오면서 배수로를 막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주민 A씨는 "산불이 발생한 이후에 행정기관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불에 탄 나뭇가지 등이 흘러내려 배수로를 막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구 북구청은 "노곡동은 함지산 산불 영향구역에서 벗어난 곳이라 별다른 조치가 필요 없었다"며 "다만, 이번 같은 집중 호우로 인해 잡목 등 원래 산에 산재한 부산물이 아래로 쓸려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15년 전과 마찬가지로 배수 펌프장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현장 파견자로부터 배수 펌프장 제진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배수 시설을 관리하는 대구시 담당 부서는 "노곡동 침수 원인을 면밀하게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차주영 '완벽한 비율'
  • 차주영 '완벽한 비율'
  •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이성경 '심쿵'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