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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너냐” 초여름 불청객 ‘러브버그’, 이번 주부터 본격 출몰 [뉴스+]

, 이슈팀

입력 : 2025-06-24 10:26:08 수정 : 2025-06-24 10: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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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 익충이지만 대량 출몰해 시민 불편 야기
비행 능력 낮아…살충제 사용보단 물리적 퇴치 권장
전문가 “이번 주 기점으로 6월 말, 7월 초 절정 예상”

#. 서울 도봉구에 사는 정모(35)씨는 최근 반려견과 산책을 한 후 귀가하다 화들짝 놀랐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보니 반려견 등에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한 쌍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급하게 러브버그를 휴대폰으로 털어낸 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정씨는 “몇 년 전부터 이맘때쯤이면 러브버그가 꼭 나오는 것 같다”며 “아무리 익충이라곤 하지만 생김새가 징그럽다 보니 혐오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당분간 창문을 잘 닫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의 한 건물 외벽에 붙어있는 러브버그. 독자 제공

초여름 불청객 러브버그가 올해도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이번 주부터 서서히 출몰해 이달 말과 다음 달 초 가장 많이 활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서울시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6월 중순에서 7월 초까지 1년에 1회 발생한다. 주로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발견되는데, 짝짓기 시 복부 끝이 붙어 있고 비행 중에도 그 상태를 유지한다 하여 러브버그라고 불린다.

 

러브버그는 수풀이 있거나 낙엽이 쌓인 환경을 서식지로 선호한다. 비가 내리고 기온이 높은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암컷은 습도가 높은 부엽토 등 토양에 300∼500개의 알을 낳는다. 

 

러브버그 성충은 화분매개자로 알려져 있고, 애벌레는 토양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도 않아 ‘익충’으로 불린다. 

 

그러나 대량으로 발생할 뿐만 아니라 인간을 피하지 않고, 혐오스러운 생김새 때문에 러브버그는 어느덧 시민 불편을 야기하는 곤충으로 자리매김했다.

 

서울 서대문구 한 가정집 화분에 붙어있는 러브버그. 연합뉴스

지난 4월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시 유행성 도시해충 확산 실태와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공포·불쾌감을 유발하는 벌레’ 순위에서 바퀴벌레(66%·중복선택), 빈대(60.1%)에 이어 세 번째(42.6%)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다. 서울시가 붉은등우단털파리를 익충으로 홍보하고 있으나, 응답자의 27%만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6%는 ‘이로운 곤충이라도 대량 발생 시에 피해를 끼치면 해충’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러브버그를 퇴치하기 위해선 야간에 조명의 밝기를 최소화하고, 외출 시 어두운색 옷을 입는 게 좋다. 실내로 들어오면 살충제를 사용하지 말고, 분무기로 물을 뿌리면 쉽게 잡을 수 있다. 또 비행 능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휴지 등을 이용한 물리적 퇴치가 권장된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 개체 수가 이번 주를 시작으로 서서히 늘어 이달 말부터 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러브버그의 생활사를 분석해보면 최초 발생 후 1∼2주 정도 후 가장 많은 개체를 보이고, 그 후 1∼2주 후에 서서히 사멸하는 패턴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달 12∼13일 성충이 관찰되기 시작했고 저번 주말에 비가 오면서 유충이 서식하는 토양에 수분이 공급됐다”며 “이번 주를 기점으로 이달 말, 다음 달 초에 개체 수가 가장 많은 기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급격히 더워지기 전까진 기온이 예년보다 낮았다보니 지난해보다 러브버그 발생 시기가 조금 느린 상황”이라며 “지금처럼 비와 무더위가 반복되는 날씨가 이어지면 러브버그가 잘 사는 환경이 되기 때문에 전문가들과 발생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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