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12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결혼식이 열렸다. 당시 34살이었던 배우 최정윤과 그보다 4살 연하인 이랜드그룹 부회장의 장남 윤태준의 결혼식이었다. 연예인과 재벌가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던 결혼은 사람들로 하여금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정윤은 SBS ‘그대 웃어요’와 KBS2 ‘오작교 형제들’ 등의 드라마 출연으로 한창 주가를 올릴 때였으며 남편 윤태준은 재벌가의 자제일 뿐 아니라 그룹 ‘이글파이브’로 활동했던 유명 가수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슈의 중심에서 시작된 결혼생활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일거수일투족이 호기심의 대상이 됐다. 최정윤이 서울 이랜드 FC의 축구 경기를 관전하는 모습 등이 기사화될 정도로 재벌가 며느리로서 그의 사생활은 여러 매체를 통해 노출되기 일쑤였다.
최정윤에겐 언제나 ‘청담동 며느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가 2014년 드라마 ‘청담동 스캔들’에 출연한 까닭도 있겠지만, ‘재벌가 며느리’가 된 그의 이미지가 부의 상징적인 지명이 된 ‘청담동’과 맞물린 것도 그 이유였다.

하지만 ‘부잣집 며느리’ 최정윤의 결혼생활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 첫 번째는 1999년 가수 활동을 접고 사업가로 변신한 남편 윤태준이 2017년 주가조작을 통해 4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구속되며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억원을 선고받은 사건이었다. 이로 인해 연예인 최정윤의 이미지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부부는 심한 갈등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딸을 낳고 1년이 지난 시점이었던 당시 최정윤은 복귀를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사건이 터지자 최정윤은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이후 3년이 지난 2019년에야 그는 배우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2020년 JTBC ‘가장 보통의 가족’을 통해 딸 지우와 함께 출연한 최정윤의 모습에서 드러났다. 당시 최정윤은 육아에 지칠 대로 지친 일상으로 큰 화제를 낳았는데 멘토였던 오은영 박사가 “왜 남편한테 힘든 상황을 말하지 않느냐”라고 질문하자 최정윤은 “남편한테 말했더니 ‘너만 애 키우냐’라고 하더라. 한마디로 독박 육아라고 보시면 된다. 남편은 딸이 일어날 때는 없고 자고 나면 온다”라고 전해 부부생활의 실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세 번째는 2020년부터 시작된 별거가 결정적이었다. 최정윤은 2022년 4월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에 출연해 직접 별거 3년 차임을 고백하며 “딸이 없었다면 진즉에 이혼했을 것”이라면서 “딸을 위해 더 나은 방향을 찾는 중”이라고 솔직하게 밝히기도 했다.
최정윤은 결국 결혼 10년 만인 2022년 10월 파경을 맞았다. 이때 딸의 양육권은 최정윤이 갖는다는 조건의 합의이혼이었다. 부부의 이혼은 비단 남편의 사건뿐 아니라 육아 등에 있어서도 상당한 원인이 있었음을 짐작게 한다.

최정윤은 2021년 12월 SBS ‘워맨스가 필요해’를 통해 결혼생활 중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남편의 사건 이후부터 이혼 전까지 “생활비가 없어서 차부터 가방까지 다 팔았다”라고 밝혀 의아함을 안기기도 했다. 부잣집 며느리였던 그가 생활비가 없었다는 부분에서 사람들은 ‘이혼 전이고 손녀도 있는데 시댁에서 도와주지도 않았다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등 의문을 나타났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은 없지만 시댁이나 남편의 도움이 전혀 없었음을 추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최정윤은 결혼생활 초창기인 2014년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 출연해 재벌가 며느리로서의 화려한 삶에 대해 전한 바 있기에 그의 생활고 고백은 더욱 논란이 됐다. 최정윤은 ‘현장토크쇼 택시’에서 “소문대로 남편이 재벌가의 장남인 건 맞다”면서 “그렇다고 엄청난 재벌은 아니고 의류, 유통, 호텔, 관광, 백화점 마트 등 여러 사업을 한다”라며 “시어머니가 그룹에서 운영하는 호텔로 휴가를 보내주시기도 한다. 돈은 시어머니가 다 내주셨다”라고 자랑을 늘어놓은 바 있다.

한편 이혼 전부터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최정윤의 현실은 이혼 후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난 5월 1일 ‘투잡뛰는 최정윤’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그는 “요즘 배우들도 일이 정말 없다. 지금 하는 드라마가 다음 달이면 끝나는데 드라마를 하고 있는 것 자체도 기적이다”라며 고정적인 수입을 위해 공인중개사 자격증 따기, 식빵 가게 창업 등을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공인중개사 시험에 3년 넘게 낙방하며 공인중개사는 포기한 상태임을 전하면서 현실적인 투잡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최정윤은 지난 19일 ‘투잡뛰는 최정윤’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청담동 며느리’설에 대해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딸의 방을 꾸며주고자 청담동 가구거리를 찾은 그는 “제게 ‘청담동 며느리’라는 수식어가 있었는데 사실 청담동에 와본 적도 없다”면서 “계속 아니라고 말해왔는데도 카더라처럼 퍼지더라. 오늘에서야 처음으로 진짜 청담동에 (가구를 보러) 왔다”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뭐든 해야 하지만 일은 쉽게 주어지지 않고 조급함만 커져간다는 최정윤. 나이가 나이인 만큼 다른 직장을 구하는 것도 꾸준히 연기를 하는 것도 녹록지 않다는 그. 결혼생활과 이혼의 과정을 겪으며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과거 그의 발언들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음은 가늠할 수 있다. 현재 9살 딸을 키우는 싱글맘으로서 생계와 사투를 벌이며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는 그의 현실은 비단 일반인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많은 공감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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