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국자는 1300만명 ‘절반 수준’
日 여권 보유율 17%…6명 중 1명 꼴
日 여행업계 해외여행 촉진 안간힘
“국제선 유지·확대 위해선 쌍방향 필수”
청년층 국제 경쟁력 상실 우려도 ↑
지난해 한국과 일본 양국 국민의 왕래는 1200만명을 돌파했다. 1965년 6월22일 수교 당시 1만명 수준에서 1200배 증가해 하루 3만3000명가량이 양국을 오가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882만명. 반대로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322만명이었다. 일본이 인구가 약 1억2000만명으로 한국 약 5000만명보다 훨씬 많은데, 방문객 규모는 한국 쪽이 3배 가까이 큰 것이다.
이 때문에 양국 간 관광 교류에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왜 그럴까.
◆해외로 안 나가는 일본인
해외 여행을 하는 일본인 자체가 줄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21일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 여권 발행 수는 370만건으로 2019년 대비 66만건이 감소했다.
여권 보유율은 17%에 그친다. 일본인 6명 가운데 1명만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약 50%, 한국 약 40%에 크게 못 미친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해외 관광객 수가 2869만명이었던 데 반해 출국 일본인은 약 1300만명에 머무른 것에서도 일본인의 해외 여행이 둔화했음을 알 수 있다. 산케이신문은 “엔저(엔화 가치 하락)나 해외 여행지의 물가 상승, 코로나19 이후 여권 취득·갱신에 소극적으로 변한 것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한·일 양국 방문객은 한국 쪽이 2.7배였지만, 비율로 따지면 격차는 줄어든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해외 관광객 수는 2869만명. 이 중 882만명이 일본을 목적지로 택했으니 30.7%다. 반면 해외로 떠난 일본인 1300만명 중에 한국을 찾은 비율은 24.7%. 한국 쪽이 6%포인트 많았다.
올해 4월엔 어땠을까.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214만9577명이 해외로 나갔다. 일본정부관광국(JNTO)가 집계한 방일 외국인 가운데 한국인은 72만1600명. 4월에 출국한 한국인 33.6%가 일본을 찾은 셈이다.
반대로 4월에 해외로 떠난 일본인은 96만1382명. 이 중 한국으로 떠난 사람이 25만7903명(26.8%)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미국 12만4363명, 태국 5만8152명 순이었다.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전년 동월 대비 12.5% 증가했다.
◆관광업 타격 우려…공항 주차료·포인트 지원 등 캠페인
일본은 최근 해외 여행을 촉진하기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후쿠오카공항은 7·8월 이 공항에서 출국하는 후쿠오카현 거주자에게 면세점 500엔(약 4700원) 쿠폰을 배포하고, 국제선 주차장 이용료를 최대 5일간 무료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공항은 지난해 외국인 입국자 수가 역대 최다인 850만명이었으나, 일본인 출국자는 76만명에 그쳐 불균형이 컸던 곳이다.

이와테현 하마나키공항도 내년 2월28일까지 이 공항 국제선을 이용하는 29세 이하에게 1만엔(9만4000엔)을 지원하는 캠페인을 실시 중이다. 이번 캠페인을 기획한 ‘이와테현 공항 이용 촉진 협의회’ 관계자는 “출입국이 두 바퀴로 성장하지 않으면 항공사가 안정적으로 취항할 수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밖에 일본여행업협회(JATA)는 신규 여권 취득자에게 캐시백을 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고, 일본교통공사(JTB)는 여권을 신규 취득 또는 갱신해 해외 여행을 신청한 29세 이하에게 최대 1만5900엔(15만원) 어치 포인트를 제공한다. JTB 측은 “생애 첫 해외 여행을 가려는 움직임을 북돋우고자 한다”며 “국제 교류는 쌍방향이 원칙으로, 국제선이 유지·확대되려면 일본인의 해외 여행 수요 회복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여행 불균형이 심화하면 상대국과의 관계가 악화하거나 감염병 유행 등 변수 발생 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해외로 나가는 청년층의 감소가 국제 감각 상실, 미래 글로벌 인재 육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카하시 히로유키 JTB 회장은 “젊은이들의 해외여행 기피 현상은 미래 일본의 국제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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