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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시설도 타격 가능?… 이란 투하 고려 ‘벙커버스터’ 성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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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21 08:12:53 수정 : 2025-06-21 11: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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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U-28 걸프전 때 개발… 일부 실전에 사용돼
신형 GBU-57 지하 60m 이상 침투 폭발 가능
B-2 스텔스 폭격기로만 투하 가능한 기밀 병기
실사용 사례 없어… 이란 지하 시설 파괴 미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격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그 수단으로 ‘벙커버스터’가 주목받고 있다. 벙커버스터는 땅속 깊숙이 자리 잡은 벙커나 핵시설 등을 타격할 수 있는 고성능 폭탄으로 미국 본토와 극히 일부 국가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미국이 북한의 핵 시설을 타격한다면 쓰일 수 있는 무기 중 하나다.

 

미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가 ‘GBU-57’을 투하하는 모습. 미 공군 제공

20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개입 여부를 검토 중으로, 공격에 나선다면 벙커버스터로 이란 포르도의 핵 시설을 타격할 것이란 관측이다.

 

벙커버스터는 일반적인 재래식 폭탄과 달리, 지하 깊숙이 숨어 있는 군사 시설이나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벙커를 직접 파괴하기 위해 개발된 지하 관통형 무기다.

 

지표면을 뚫고 들어가 내부에서 폭발하는 방식으로 구조물을 무너트리고, 지하에서 활동 중인 적 지휘부나 핵 개발 시설 등을 파괴하는 데 특화돼 있다.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폭탄으로는 GBU-28과 GBU-57이 있다.

 

GBU-28은 1991년 걸프전 당시 급박하게 개발돼 이라크의 지하시설 타격을 하며 실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록히드 마틴과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현 RTX)가 개발했으며, 길이 약 5.6m의 거대한 크기에 총중량은 2.2톤이다.

 

 

2023년 5월2일 미 공군이 공개한 사진으로, 미주리주의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공군 장병들이 GBU-57을 옮기고 있다. 미 공군 제공, AP연합뉴스

30m 이상의 흙과 6m의 철근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F-15, F-111, B-2, B-52 등의 전투기나 폭격기에 탑재할 수 있다.

 

걸프전 이후 2003년 이라크 전쟁 때 사담 후세인이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벙커 파괴, 2001년 발발한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동굴과 지하 터널 네트워크를 파괴하는 데도 사용됐다.

 

최근 이란 폭격 수단으로 거론되는 벙커버스터는 GBU-28보다 성능이 훨씬 향상된 ‘진짜 벙커버스터’인 GBU-57A/B MOP다. 

 

무게가 약 13.6톤에 달하며, 60m 이상의 땅을 뚫을 수 있고, 철근 콘크리트도 19m 이상 관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폭탄은 현재 B-2 스텔스 폭격기에만 탑재할 수 있다.

 

B-2만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B-2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 미주리주와 거점으로 활용되는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기지,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 등에 배치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2020년 7월 4일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 중, 워싱턴 기념탑 위로 B-2 스텔스 폭격기가 날고 있다. B-2는 벙커버스터(GBU-57)을 탑재할 수 있는 유일한 폭격기다. 워싱턴=AFP연합뉴스

하지만 이런 강력한 성능에도 실제 포르도의 핵 시설을 GBU-57이 무력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포르도의 핵시설은 지하 80∼90m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벙커버스터 사용을 주저하는 이유는 포르도 공습이 실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 회의적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전쟁에 직접 참전하게 되는 데다가, 최첨단 전략 무기에 해당하는 B-2와 GBU-57을 활용했음에도 핵 시설을 무력화하는 데 실패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난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지상군 투입 외에 후속 공격 수단이 마땅치 않고, GBU-57의 한계만 노출하게 되는 꼴이기 때문이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내각과 국방부 수뇌부는 GBU-57의 효용성에 대해 논쟁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을 통해 미국의 직접 개입을 피할 수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한다.

2014년 7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팜데일에 위치한 항공기 통합센터 활주로에 B-2 스텔스 폭격기가 멈춰서 있다. 캘리포니아=AFP연합뉴스

미국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는 트럼프의 결정은 ‘대형 관통폭탄’(벙커버스터)이 포르도 우라늄 농축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미 당국자의 발언을 전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DTRA)은 포르도 핵시설이 산속 지하에 묻혀있다는 점과 GBU-57이 과거 비슷한 상황에 사용된 경험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고려 중인 공격이 이란의 무기급 우라늄 확보 능력을 몇 년간 늦출 수는 있지만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GBU-57 여러 개로 구성된 광범위한 공격을 하더라도 지하 깊숙이 침투할 수 없으며 터널을 무너뜨리고 잔해에 파묻을 정도의 피해만 줄 뿐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2007년 12월18일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B-2 무장 적재 훈련기에 장착된 벙커버스터 모형의 모습. 미 공군 제공·AFP연합뉴스

다만 벙커버스터가 알려진 성능을 뛰어넘는 파괴력으로 이란의 핵 시설을 완전 붕괴시킬 가능성 역시 있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트럼프에게는 벙커버스터를 사용하지 않고, 그 존재만 과시하는 게 이란과의 협상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더 좋은 카드인 것처럼 보인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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