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G7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G7 공조보다 미국의 독자적 압박이 우선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방침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을 대상으로 서로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성명서에 서명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G7 공동 성명에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 저지와 함께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측에 긴장 완화를 촉구하고 이란의 핵 야망 문제는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G7 정상회의 개최국인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등이 주도한 공동 성명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을 거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G6 정상들 간의 갈등을 보여주는 첫 신호로 해석된다.
AP통신 등은 이란 핵 문제와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 상황에 대해 “G7 공조보다 독자적 압박이 우선”이라는 미국 우선주의 방침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과 공동 성명에 서명하지는 않더라도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지 못하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당초 오만에서 지난 15일 6차 핵협상을 개최하기로 했지만, 그에 앞서 이뤄진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등에 대한 대규모 공격 이후 협상이 취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계획을 제한하는 협정에 동의하지 않은 것을 질책하며 “이란은 내가 서명하라고 했던 합의에 서명을 했어야 했다. 모두가 즉각 테헤란에서 대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서의 분쟁이 격화하자 G7 정상회의 일정을 단축하고 조기 귀국하기로 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전국에 기습적인 공습을 하면서 시작된 교전으로 이란에서 최소 244명이 숨졌고 이스라엘에서는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