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 출석 등 외출 땐 적립금
260명에 반년간 月 최대 5만원
강북구 등 14곳 6월 시범 도입
자조모임 등 관계망 형성 지원도
서울 강북구에 혼자 사는 60대 A씨는 병원 방문 외에는 외출이나 다른 사람과 교류가 거의 없었다. 사회복지사 권유로 외로움 및 고립가구 체크리스트 확인 결과 A씨는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그는 복지관 방명록 작성 등 가벼운 활동만 해보자는 복지사 설득에 ‘참여형 안부확인 적립금 시범사업’에 참여한 뒤 일상에서 작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서울시가 이 같은 참여형 안부확인 적립금 시범사업을 본격 시행한다. 11일 시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전국 최초로 고립·은둔가구가 세상 밖으로 내디딘 한 걸음을 복지관 출석 기록으로 적립해 서울사랑상품권이나 바우처로 전환해 주는 방식이다. 적립금을 쌓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이를 계기로 외부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는 취지다.

참여형 안부확인 적립금 시범사업은 지난 4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시내 복지관에서 이달 중 실시된다. 강북구(구세군강북, 번오마을, 꿈의숲), 강서구(가양5, 등촌9), 관악구(성민), 노원구(공릉, 노원1, 하계), 동작구(대방, 상도, 흑석), 서대문구(이화여자대학교), 양천구(신월) 등 7개 자치구 14개 복지관이다.
각 복지관은 중·고위험 고립가구 중 안부확인이 필요한 대상자를 추린 뒤 고립위험 체크리스트, 기관 사례회의 등을 거쳐 이달 중 참여자 260여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기존 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고립가구 외에도 복지관 서비스 범주 바깥에 있었던 신규 발굴 대상자를 우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사업 참여자는 방문 적립(복지관 출석), 상담 적립(복지관·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서 1:1 상담), 기여 적립(복지관 내 사회공헌활동 참여) 등 세 가지 활동으로 적립금을 쌓을 수 있다. 방문 적립은 회당 1000원, 상담 적립은 회당 3500원, 기여 적립은 회당 8000원으로 월 최대 5만원까지, 최장 6개월간 적립이 가능하다. 적립금은 활동별로 참여한 복지관마다 다를 수 있으며 매월 서울사랑상품권이나 바우처(복지관별 사용처 상이) 등으로 전환해 참여자에게 지급된다.
시는 각 복지관에서 관내 거주하는 고립가구를 발굴해 사업에 참여하게끔 연계하며 시범사업 운영 결과를 토대로 사업 결과를 분석 및 모니터링해 확대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참여자들의 참여 횟수와 빈도 변화, 참여 전·후 고립위험 체크리스트 확인 결과를 바탕으로 고립 완화 정도를 분석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또 시범사업을 통해 고립가구가 자조모임·서울연결처방 등 관계망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계도 지원한다.
황성원 시 고독대응과장은 “고립가구에 작은 활동이라도 하나씩 시작하게끔 유도해 고립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자 이번 시범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문밖으로 한 발짝 발을 내딛고 다른 사람과 어우러질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정책적 연구와 사업을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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