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700명 등 군병력 추가 배치
폭동법 발동 없인 현역군 동원 못해
NYT “법적 근거 불분명해” 지적
시카고·뉴욕 등으로 시위 확산 양상
트럼프, 민주 잠룡 뉴섬과 설전 격화
“단속 방해하면 체포할 것… 멋진 일”
뉴섬, 트럼프·국방장관 제소 맞대응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단속·추방작전에 대한 대규모 반대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해병대를 포함해 군 병력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했다. 시위 대응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과 야당인 민주당의 대권 잠룡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 간 갈등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션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 겸 선임 보좌관은 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연방 법 집행관과 연방 건물에 대한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약 700명의 현역 해병대가 캠프 페들턴에서 LA로 질서 회복을 위해 배치되고 있다”고 밝혔다. 파넬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다른 엑스 게시물에서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국방부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지원하고 연방 법 집행관이 안전하게 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추가로 2000명의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을 연방 복무를 위해 배치할 것”이라고 적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LA 시위 이틀째인 지난 7일 시위대를 사실상 폭도로 규정하고 캘리포니아주 방위군 2000여명 배치를 명령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고, 이 중 300여명은 다음날 오전부터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에 나선 바 있다. 해병대에 추가 주방위군 병력까지 포함하면 LA 시위 대응에 현재까지 총 4700여명이 배치될 계획인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가 어떤 법적 근거로 해병대를 배치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며 “연방법상 대통령이 폭동법을 발동하지 않는 한 현역군은 국내 치안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고 짚었다.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법을 공식적으로 발동하지 않았다.

시위 대응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차기 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뉴섬 주지사 간 충돌은 격해지고 있다. 뉴섬 주지사는 엑스를 통해 “이것은 조작된 위기”라며 “트럼프는 주방위군을 장악하고 미국 헌법을 위반하기 위해 두려움과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론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과 함께 주방위군 배치가 연방정부 권한을 남용한 불법행위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에서 시위와 관련해 “재앙 같은 ‘개빈 뉴스컴’(Newscum·뉴섬(Newsom)과 쓰레기를 의미하는 ‘scum’을 합친 말)이 불러일으킨 폭동”이라고 했다.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서는 톰 호먼 국경 총괄담당자가 불법 이민 단속을 방해하면 뉴섬 주지사 등을 체포할 수 있다고 한 데 대해 질문 받고 “내가 톰이라면 그렇게(체포) 할 것이다. 멋진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J D 밴스 부통령과 뉴섬 주지사가 서로 엑스에서 “너나 잘하라”고 가시 돋친 말을 주고받는 등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6일부터 시작해 나흘째 진행된 시위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NBC방송에 따르면 시위가 진행된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경찰에 체포된 인원은 총 56명이다. 도심 도로에서 시위대가 차를 불태우는 모습도 다수 포착됐다. 경찰은 웨이모 차량 등 전기차가 불에 탈 때 나오는 연기가 인체에 유독하다면서 이 지역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시위는 LA 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 워싱턴, 뉴욕 등 다른 대도시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당국에 따르면 전날 샌프란시스코의 이민국 청사 밖에서 열린 시위 현장에서도 폭력행위 등 혐의로 약 60명이 체포됐다. 이날 시카고 도심과 워싱턴의 미 연방수사국(FBI), 뉴욕에서도 이민자 권리 옹호를 주장하는 집회가 열렸지만 LA나 샌프란시스코처럼 격화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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