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CJ ENM의 티빙과 SK스퀘어의 웨이브의 결합이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두 회사의 결합을 승인했다. 내년 12월31일까지 티빙·웨이브가 각 사 현행 요금제를 유지하는 조건이다.
현재 티빙 요금제는 제일 저렴한 광고형 스탠다드 월 5500원과 베이직(9500원), 스탠다드(1만3500원), 프리미엄(1만7000원)을 운영 중이다. 웨이브 요금제는 베이직(7900원)과 스탠다드(1만900원), 프리미엄(1만3900원) 3종이다.
서비스를 통합해도 현행 요금제와 가격대·서비스가 유사한 신규 요금제를 출시해 역시 내년 12월 31일까지 유지해야 한다. 통합 서비스 출범 전 현행 요금제에 가입한 소비자는 그대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가 통합 서비스 출범일 이후 이러한 요금제를 해지했더라도 1개월 이내에 같은 요금제에 재가입을 요청한다면 허용해야 한다. 잠시 구독을 쉬기도 하는 OTT 소비자의 이용 방식을 고려한 조건이다.
공정위는 티빙과 웨이브를 각각 이용할 수 있는 단독상품을 없애고 결합상품만 출시한다면 구독 요금이 실질적으로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논의는 2023년부터 시작됐다. 양 측은 2023년 12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듬해 11월 CJ ENM은 웨이브의 이사 8인 중 대표이사를 포함한 5인, 감사 1인을 자신의 임직원으로 겸임하도록 하는 합의서를 웨이브와 체결하고, 그 한 달 뒤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양측이 손잡기로 한 것은 단일화된 OTT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생존을 모색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재 K콘텐츠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나 유통 주도권과 수익은 넷플릭스 등 외국계 플랫폼이 독점하는 구조인 게 현실이다. 양측이 더 큰 규모로 투자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플랫폼 운영 효율화와 서비스 혁신,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이용자 기준 OTT 시장 점유율은 넷플릭스가 33.9%로 1위, 티빙(21.1%), 쿠팡플레이(20.1%), 웨이브(12.4%) 순으로, 양측이 결합하면 점유율 2위로 올라선다.
다만 이번 공정위 승인이 이뤄졌다고 해서 합병 절차가 마무리된 건 아니다. 양사 주주 전원 협의 및 동의 등이 필요하다.
티빙·웨이브 관계자는 “웨이브와 티빙은 각사 노하우와 역량을 결집하고 이용자들에게 더 다양한 콘텐츠와 향상된 시청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K-OTT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며 지속 가능한 K콘텐츠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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