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9일 이재명 대통령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도 친미 성향이 강하다며 보수 언론 등에서 지적하는 이 대통령의 ‘미국관’ 등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불안하게 생각했는데, 얘기해 본 바에 의하면 어떤 경우에도 한미동맹 철학을 벗어나서 있을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흔히 사람들이 김대중 대통령은 친북이나 친중이라고 했을 때도 굉장한 ‘친미주의자’였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보다도 ‘친미’, ‘찐미’”라고 내세웠다.
박 의원 발언은 위성락 안보실장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등 이 대통령의 첫 번째 인선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위 실장은 외교부 출신 대표적 북미·북핵통이자 러시아통(通)으로 정평이 났고,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 후보자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인선 발표에서 “파고 속에서 국익을 지켜낼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말한 바 있다.

위 실장도 ‘친미’이자 ‘찐미’라고 정의한 박 의원은 “한미관계는 찐미 위성락 외교안보실장이 외교부 장관과 잘할 것”이라며, “우리는 도랑에 든 소이기 때문에 미국 풀도 먹어야 되고 중국 풀도 먹어야 하며, 러시아 풀도 먹어야 한다”고 부각했다. 아울러 이러한 문제는 이 후보자가 잘 풀어갈 것이어서 두 사람 조합을 ‘환상적인 외교 안보 라인’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박 의원의 평가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윤석열 전 대통령처럼 대통령 취임이나 당선 당일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와 달리, 이 대통령 취임 사흘째에 이뤄진 한미정상 통화에 “하루이틀 늦은 것 가지고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보다 관세 협정으로 가장 큰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 조금 뜸을 들였을 것”이라고 봤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10시부터 약 20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했고, 이 대통령은 사의를 표한 뒤 대한민국 외교의 근간인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방미 초청을 했으며, 이 대통령은 “한미가 특별한 동맹으로서 자주 만나 협의하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화답을 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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