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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김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이재명-트럼프 실익 추구할 것…韓, 美 실용적 파트너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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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09 12:51:38 수정 : 2025-06-09 12: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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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현재 (중국과의 경쟁을 헤쳐나갈) 신뢰할 수 있고(reliable) 능력 있는(capable) 파트너를 찾고 있다. 저의 바람은 그 기회를 한국의 새 대통령이 잡으시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의 대표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앤서니 김 연구원(사진)은 7일(현지시간) 세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본 한·미관계의 앞날과 관련해 이런 바람을 밝혔다. 그는 “미국이 (경제와 안보 양면에서) 모든 일을 떠맡기엔 역량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은 마치 ‘스위스 칼’(다용도로 쓰일 수 있는 도구를 의미) 같은 실용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미국의 여러 동맹국 중에서도 모범생’으로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에 원하는 ‘파트너십’과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에서 무언가를 하라는 것”이라며 “한·미가 수입국, 수출국의 단편적인 관계가 아니라 함께 투자하고(joint investor), 함께 발전하고(joint developer), 함께 구축해 나가는(joint builder) 파트너가 되면 (미국 입장에선) 핵심 광물, 반도체 등 문제를 능동적으로 풀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능동적 파트너로서 투자 파트너가 되고 중국을 견제하는 공급망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하루아침에 중국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보다는 시대 상황에 맞춰 미국에 우선순위를 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 일답.

 

─이 대통령이 취임했다. 한·미 관계는 순탄할까.

 

“저는 여러가지 요소들에 의해 한·미 관계가 그렇게 요동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새 대통령께서 일반적인 상황에서 당선된 게 아니다. (탄핵으로) 여러가지로 특수 상황이었다. 또 여러 가지로 지금 세계 경제, 안보 이런 사안들이 우리가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수준의 복잡한 상황이다. 그 복잡한 상황이 오히려 한·미 관계의 요동을 상대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외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터뷸런스’(turbulence·격동)의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을 것이라는 얘기다.”

 

─백악관에선 이 대통령 당선 뒤 중국의 영향력을 경계하는 언급을 내놨다.

 

“지금 나오는 얘기들은 제가 봤을 때 그렇게 놀라운 것은 없는 것 같다. 미국에서도 신중을 기했고, 비공식적으로 냈다. 이 대통령의 취임사를 봐도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고, 조금 더 실용적인 관계로 가자는 것에 초점을 뒀다. 제가 봤을 때는 의외의, 어떤 긍정적인 요소들이 저는 분명히 있다고 느껴진다.”

 

─긍정적 요소는 무엇인가.

 

“저는 한·미 관계가 21세기의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한국을 봤을 때 굉장히 특수하다. 최고의 모범생이다. 제일 미국의 가치를 잘 학습한 나라다. 굉장히 실용적인, 상생할 수 있는 동반자 관계가 될 수 있는 나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광물 등 공급망에서 한국에 어떤 요구를 해나갈 것으로 보나.

 

“한국은 능력이 되는 나라다. 대한민국 기업들이 굉장히 경쟁력이 있다. 미국이 모든 일을 진행하기에는 그 역량이 예전 같지 않아 힘든 상황에서 한국이 굉장히 좋은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다. 과거 경제적으로 한국은 수출국, 미국은 수입국 그런 단편적 개념이 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투자하기를 원하고 미국에서 뭔가 하기를 원한다. 한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함께 투자하고(joint investor), 협력하고(joint developer), 구축해나가는(joint builder) 관계로 발전시키면 광물, 반도체 등의 문제를 조금 더 능동적으로 풀 수 있게 된다.”

 

─한국이 조금 더 본격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공급망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하나.

 

“그렇다. 미국의 지향점에서 한국은 파트너 형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지금 전반적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고(reliable) 능력 있는(capable) 파트너를 찾고 있다. 제 바람은 한국의 새 대통령이 그 기회를 잡으시는 것이다. 또 하루 아침에 중국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정세의 축에 맞게 지금은 미국과의 관계가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이 무엇을 하자고 했을 때 한국처럼 ‘스위스 칼’(다용도로 쓰이는 도구)이 될 수 있는 나라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호흡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원래 한국과 미국의 정부 성향이 엇갈리는 경향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잘 지냈고, 엇박자는 났지만 한·미 동맹은 변함 없이 유지됐다. 부시 전 대통령 당시만 해도 표현은 그렇게 안 했지만 ‘강한 미국’,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했다. 그런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을 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가 체결됐다. 그 맥락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본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목표는 중국 견제다. 이 점에 대해선 새로운 한국의 대통령도 많은 부분에서 인지하시고 두 나라의 실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에 우리가 알아왔던 미국 대통령이 아니고 어떻게 보면 1기하고도 많이 다르다. 백악관 안에서 최종 결정권자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가지는 관심이 남다르다고 본다. 1기에서도 결국 ‘넷 파지티브’였다. 결국 한·미 FTA도 재협상이 됐고 북한과의 접촉의 폭도 넓어지고, 또 (북핵 문제에서) 성급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한국을 섬세하게 다룰 동기 부여가 있다.”

 

─두 정상의 첫 만남에 관심이 모인다.

 

“6월에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가 있다. 이후 주한 (미국) 대사가 누가 되실 것인지에 대한 얘기도 더 구체적으로 나올 것이고, 한국을 가장 처음 방문할 장관은 누가 될지 논의될 것이다. 9월에는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을 수임한다. 우크라이나, 중국 문제에서 미국과 긴밀한 조율이 필요할 것이다. 10월 말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실용적 계기가 될 수 있다. 저는 그런 것을 다 기회로 본다. 북한 문제만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전반적인 외교 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서 인도태평양,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 안에서 한국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고 본다. 이것이 단순히 양자적 관계가 아니라 다자 외교 안에서 양자간의 관계로 조율되기 때문에 안전 장치도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문제와 무역 협상을 연계하려 한다.

 

“연결고리는 있으나 반드시 병행하는 방식은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을 ‘기브 앤 테이크’ 관계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관건은 미국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서 한국이 방위비 분담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단순히 주한미군의 차원에서 좁게 보기보다 크게 봐야 한다. 미국과 한국이 같이 가는 데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인프라들을 함께 유지하면서 건설해 나간다는 차원에 목표점을 두면 오히려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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