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경제가 무기가 된 시대…韓의 생존 전략을 묻다

입력 : 2025-06-07 06:00:00 수정 : 2025-06-05 20:33:33

인쇄 메일 url 공유 - +

지경학의 부활/ 주현준/ 에이콘/ 2만2000원

 

국가 간의 정치나 외교, 안보 등에 대해 지리가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지정학(Geopolitics)에 비해 지경학(Geoeconomics)은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지경학은 지정학에 경제(Economics)를 결합해 경제적 수단을 전략적·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현상을 분석하는 학문이다. 과거 미국과 소련이 군사력을 바탕으로 패권 경쟁을 벌였던 것과 달리, 최근 미국과 중국은 관세와 수출 통제 등을 무기로 활용한다.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도하는 고관세 정책이나 중국이 희토류 등에 대한 자원 무기화에 나서는 것도 모두 지경학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 책은 미국의 경제 제재 정책을 중심으로 제재가 전략·외교·법 제도의 교차점에서 어떤 구조와 효과를 보이는지 분석한다. 우리는 미국의 직접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언제든 제재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 사례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이란과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을 탈퇴하면서 당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던 우리나라 자금도 동결됐다. 결과적으로 2021년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유조선을 호르무즈해협에서 나포하는 등 한·이란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주현준/에이콘/2만2000원

기획재정부, 대통령실, 국제기구 등에서 25년간 근무한 국제금융 전문가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워싱턴에 파견돼 직접 미국의 제재 정책을 경험한 저자는 미국의 제재가 ‘트릴레마(Trilemma)’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제재를 통해 △효과성 확보 △부작용 최소화 △핵심 전략국의 협조 획득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려운 구조적 딜레마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트릴레마 상황을 이용해 한국의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우선 미국의 제재가 우리 국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놓고, 국익에 불리하다고 판단할 경우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협상에서 미국 측 이득과 반미 국가의 이득을 비교하고 동맹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의 우리가 쓸 수 있는 다양한 설득 논리도 단계별로 제시한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유스피어 다온 '완벽한 비율'
  • 유스피어 다온 '완벽한 비율'
  • 조이현 '인형 미모 뽐내'
  • 키키 지유 '매력적인 손하트'
  • 아이브 레이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