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선서 행사가 열린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경찰과 대통령경호처(경호처) 소속 경호원이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대통령에 대한 경찰의 경호 업무가 경호처로 완전히 넘어가지 않아 발생한 해프닝으로 해석된다.
경호원 간 몸싸움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로텐더홀에 들어서는 상황에서 벌어졌다. 경호처 소속 경호원이 행사장에 진입하려고 하자 이를 경찰 소속 경호원이 몸으로 막아선 것이다. 몸싸움을 벌인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며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대통령 경호원끼리 신경전을 벌이는 매우 이례적 장면은 대선 후보 시절 운용되던 전담 경찰경호대가 이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기존 경호 활동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비롯됐다.

대선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 경찰 경호를 받지만, 대통령에 당선되면 경찰 경호팀은 해체되고 경호처로 경호 업무가 인계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기존 경호처 수뇌부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데 관여한 인사들이 경호처 내에 일부 남아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날 경호처가 제공하는 방탄 차량을 이용했고 경호처의 호위를 받았다. 경호처는 오전 7시 이 대통령에게 경호업무 개시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구심이 해소되면 정상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게 경호처 측 입장이다.

당분간 경찰과 경호처가 함께 이 대통령 근접 경호를 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신경전도 이어질 전망이다.
경호처는 이날 이 대통령 취임식 경호 업무에서 22경찰경호대를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22경찰경호대는 서울경찰청 직할 부대로 대통령 행사와 관련한 검문·검색, 행사장 거점 등 경호를 맡는다. 22경찰경호대가 취임식 경호에서 빠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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