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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떠난 머스크, 트럼프 감세법안에 “역겹다” 작심비판

입력 : 2025-06-04 22:00:00 수정 : 2025-06-04 19: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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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늘려 부채 위기 초래” 주장
DOGE 이끌 때도 반대 입장 표명
물러난 뒤엔 원색 표현까지 동원

“미국 경제적 심장마비 올 수도”
월가 핵심 인사들도 잇따라 경고
백악관 “대통령 입장 안 바꿀 것”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공식적으로 떠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감세안인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 비판했다. 미국 금융가에서 확산 중인 부채 위기 우려에 트럼프 행정부 실세였던 머스크 CEO가 목소리를 보탠 모양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법안을 두고 “미안하지만, 나는 더는 참을 수 없다”며 “이 엄청나고 터무니없으며 낭비로 가득 찬 의회 예산안은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공격했다. 이어 “이 예산안에 표를 던진 자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법안을 통과시킨 하원 의원들을 비난했다. 곧바로 올린 새로운 글에서는 예산안이 이미 거대한 규모인 예산 적자를 2조5000억달러(약 3429조7500억원)로 급증시킬 것이며 미국 시민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빚 부담을 지울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이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를 더 늘려 부채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명확히 표명한 것이다.

머스크 게시글 들고 나온 美 민주 의원 척 슈머 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현지시간)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을 들어보이고 있다. 시애틀=로이터연합뉴스

감세안은 1기 집권기인 2017년 감세법에 따라 시행됐다 일몰 조항에 의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와 자녀세액공제 확대 등 감세정책을 연장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달 22일 한 표 차로 미 하원을 가까스로 통과해 상원 투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머스크 CEO는 정부효율부(DOGE) 임기 종료를 알리기 전인 지난달 27일 공개된 방송 인터뷰에서 이미 “재정적자를 키우는 대규모 지출 법안을 보게 되어 실망했다”며 감세안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퇴임 이후에는 “혐오스럽다”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법안을 직격했다.

미 정부의 부채는 지난달 15일 기준 약 36조2200억달러(5경744조원)에 달한다. 이런 천문학적인 부채는 연간 1조달러(1370조9000억원)를 넘어서는 이자를 지속적으로 발생시켜 국가 재정적자를 키우고 있다. 미 정부의 부채 문제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16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월가를 움직이는 핵심 인사들의 경고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지난 2일 인터뷰에서 “미국의 국가 부채 증가로 인해 채권시장에 거대한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도 지난 3일 출간된 책 ‘국가들이 파산하는 방식’에서 미국의 부채 상황을 심장병 환자에 빗대며 “미국이 경제적 심장마비를 피할 수 있는 시기가 3년 정도 남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이자 미 경제계 핵심 인물 중 하나인 머스크 CEO까지 부채위기를 우려하는 행렬에 동참했다.

그러나, 미 백악관은 이런 우려를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머스크 CEO의 발언에 관한 질문에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가 이 법안에 어떤 입장인지 이미 안다”면서 “그것은 대통령의 의견을 바꾸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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