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경남 남해안 섬 주민들도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통영시 한산면 부속 섬인 죽도 정석재(64) 이장 등 죽도 주민들은 섬에 투표소가 없어 오전 7시 첫 배를 시작으로 선관위가 마련한 행정선이나 유람선을 타고 면사무소가 있는 한산도로 건너가 투표를 마쳤다.
죽도 유권자는 30명이 조금 넘는다.
선관위는 죽도, 호도, 용초도 등 투표소가 없는 한산도 부속 섬 주민들이 한산도 진두항 다목적센터에서 투표하도록 오전 7시·11시, 오후 4시 등 3차례에 걸쳐 유람선을 운항한다.
죽도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호도, 용초도를 거쳐 투표소가 있는 한산도에 도착하려면 30분 정도 걸린다.
통영해경은 "전날까지 내리던 비가 그쳤고 기상특보가 내려진 해역이 없어 섬 주민들이 투표소를 오고 가는 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정석재 이장은 "죽도 주민 유권자 평균연령이 80세를 넘는 등 섬 주민 대부분이 나이가 많아 몸도 불편하지만 나라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똑같다"며 "3개 섬 주민 31명이 오전 7시 첫 배를 타고 투표소에 도착해 한표를 행사했다"고 전했다.
경남에서 가장 섬이 많은 통영시는 시민 11만7천여명 중 6천여명가량이 40여개 유인도에 흩어져 산다.
면사무소 등 각종 행정기관이 모여 있는 통영시 욕지도·한산도·사량도는 섬 자체에 투표소가 1곳씩 있다.
그러나 3개 섬에 딸린 작은 유인섬은 주민 수가 적어 투표소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유권자가 50명 이하인 섬이 많지만, 유권자가 10명에 못 미치는 곳도 있다.
이들이 투표하려면 투표소가 있는 섬까지 배를 타고 나와야 한다.
자칫 기상이 나빠 배가 뜨지 못하면 투표를 못할 수도 있다.
통영시 선관위는 선거일에 투표소가 없는 섬 주민들이 참정권을 행사하도록 행정선·유람선을 중심으로 선박 8척을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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