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일티엔아이·나우로보틱스 잇단 ‘따상’
5월 상장 8곳 첫날 평균수익률 94%
대어급 상장 철회하던 분위기서 ‘반전’
케이뱅크·더핑크퐁컴퍼니 등 IPO 도전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강화해 안정 수익
6월부터 IPO 제도 개선안 시행도 기대
한동안 위축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면서 공모주 청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대어급’으로 꼽힌 롯데글로벌로지스와 DN솔루션즈가 연이어 상장을 철회하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여파로 투자심리마저 위축됐지만, 최근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이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기록)을 기록하는 등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공모주 청약은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아 소액 투자자나 주식 초보자에게도 매력적인 투자 방식으로 꼽힌다. 특히 오는 7월부터 IPO 제도 개선안이 시행되는 만큼 기업별 투자 매력도와 의무보유 확약 비율 등 세부 정보를 꼼꼼히 따져 신중한 청약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새내기주 따상에 공모주 관심↑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종목 8개의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은 93.8%로 집계됐다.
친환경 에너지 기술업체인 원일티엔아이가 상장 당일 가장 높은 상승률(165.9%)을 기록했다. 나우로보틱스(126.5%), 이뮨온시아(108.3%), 인투셀(95.3%), 달바글로벌(66.1%) 등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새내기주의 약진으로 IPO 시장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앞서 올해 1월 상장한 LG CNS가 증시 입성 당일 공모가 대비 10% 가까이 떨어진 데 이어 롯데글로벌로지스와 DN솔루션즈 등 대어급 IPO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 철회를 선언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같은 흐름을 타고 공모주 청약에 대한 투자 열기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IPO는 기업이 주식을 공개적으로 발행해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다. 공모주는 이때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되는 주식이다. 공모주 투자는 상장 초기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선점할 수 있어 비교적 낮은 가격에 주식을 확보할 수 있다.
공모주 청약은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먼저 청약을 원하는 투자자는 해당 기업의 공모주 청약을 주관하는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청약을 시작한 날에 증권 계좌를 만들면 청약신청이 안 되는 규정을 둔 증권사도 있어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투자자는 해당 계좌를 가지고 한국거래소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지된 청약 일정에 맞춰 신청하면 된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MTS)을 통해 간편하게 청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유의할 점은 증권사 한 곳에서만 청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증권사에서 청약했을 경우 가장 먼저 접수한 곳에서만 청약이 인정되고 나머지 청약 건은 청약 마감일 이후에 자동 취소된다.
일반적으로 청약 기간은 이틀간 진행되며, 투자자는 일종의 보증금인 증거금을 납부하고 청약신청 수량을 입력하면 된다. 예를 들어, 공모주 1주의 가격이 1만원이고 최소 청약 수량이 20주라면 총 청약 금액은 20만원이다. 일반적으로 최소 증거금은 이 금액의 50%이므로, 10만원으로 공모주 청약신청이 가능하다. 나머지 50%(10만원)는 배정결과가 나오는 날 넣으면 되고 만약 공모주 배정을 받지 못하면 증거금은 수수료 없이 계좌로 다시 입금된다.
◆기업 분석은 필수… 대어급도 주목
초보 투자자라면 청약 방식에 따라 배정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보통 ‘균등 배정’과 ‘비례 배정’이 혼합된 방식이 일반적이다. 균등 배정으로 전체 공모주 수량의 50% 이상을 청약에 참여한 총 인원수에 따라 나눠 배정한 뒤, 남은 수량은 각 고객이 청약한 수량을 최종 경쟁률에 따라 비례하여 배정하는 방식이다. 청약자가 균등배정 수량을 초과하면 전체 투자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해 1주씩 배정하는데, 당첨되지 않으면 1주도 못 받게 된다.
균등 배정의 경우 최소 청약 수량만 신청해도 일정 수량을 배정받을 수 있는 반면, 비례 배정은 더 많은 증거금을 넣을수록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다. 인기 종목일수록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 수량에 비해 실제 배정 수량은 적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 전 청약할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다. 투자 정보는 ‘유가증권신고서’ 또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유가증권신고서는 기업이 공모주 청약을 실시하기 전 금융당국으로부터 심사를 받기 위해 준비하는 서류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투자설명서는 투자자들에게 청약을 권유하기 위해 만든 서류로 ‘투자자가 손해를 볼 수 있는 경우’를 설명해 놓은 핵심투자위험 부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7월부터 시행되는 IPO 제도 개선안에 따라 공모주 시장의 환경이 바뀌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늘어나고 수요예측 참여 요건이 강화되면서, 공모가가 보다 합리적으로 책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무보유확약이란 기관투자가가 상장 후 일정 기간 동안 배정받은 공모주를 팔지 않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장 직후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던 기존 공모주 투자보다 비교적 안정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IPO 시장이 활기를 띠는 가운데 최근 더핑크퐁컴퍼니, 케이뱅크, 무신사, 명인제약 등 대어급 기업들도 상장을 준비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29일 인기캐릭터 ‘아기상어’의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더핑크퐁컴퍼니가 IPO 절차에 착수했고,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지난달 19일 주요 증권사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 제안서(RFP)를 발송하며 세번째 IPO 도전을 본격화했다. 또 잇몸 치료제 ‘이가탄’을 내세운 명인제약도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지난 4월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공모 규모의 신규 상장 종목들이 전반적으로 수요예측과 상장일 주가 흐름이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7월 규제 시행 전까지 단기 차익 실현 수요가 이어지겠지만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꺾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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