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뿌리고 불 질렀다”… 5호선 열차 방화 추정, 혼비백산 대피극

31일 오전 8시 45분쯤 객실 내부서 방화 추정 화재

31일 오전 8시 45분쯤, 서울 지하철 5호선 마포역에서 열차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승강장을 통해 현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바닥에는 진화에 사용된 소화기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승객들이 터널을 통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찰은 현장에서 달아난 용의자를 여의나루역 인근에서 체포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7분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사이를 운행하던 열차 객실에서 불이 났다. 해당 열차는 마포역을 약 300미터 앞둔 지점에서 긴급 정차했고, 승객들은 선로 옆 대피로를 따라 걸어서 마포역 방향으로 이동했다.

화재는 객실 내 휘발유 등 인화성 물질을 이용한 방화로 추정되며, 현장에 있던 승객들이 소화기로 자체 진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장비 74대와 인력 263명을 투입해 현장을 통제하고 추가 피해 방지에 나섰다.

31일 오전, 지하철 5호선 열차 화재 발생 직후 승객들이 어두운 터널 안을 따라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고로 여의도역∼애오개역 구간 지하철 운행은 현재 전면 중단된 상태다. 서울교통공사는 열차 운행 정상화를 위한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찰과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방화 용의자는 60∼70대 남성으로, 기름통을 든 채 열차에 올라 라이터형 토치로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은 범행 직후 도주했으나 여의나루역 인근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현재 현장 감식과 함께 용의자에 대한 신원 확인 및 범행 동기 등 정밀 수사에 착수했다.

양다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