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트레블 넘어 쿼드러플 가자”
명장 엔리케, 음바페 없이도 강팀 만들어
뎀벨레 맹활약… 이강인 출전 여부 관심
우승 땐 박지성 이어 한국 선수 2번째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의 구단 역사상 첫 ‘빅이어’ 획득이냐, 이탈리아 인터 밀란의 15년 만에 ‘빅이어’ 탈환이냐. PSG와 인터 밀란이 2024~2025시즌 유럽축구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컵 빅이어를 놓고 1일(한국시간) 오전 4시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격돌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클럽이 UCL 결승에서 맞붙는 것은 1993년의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와 AC 밀란 이후 32년 만이다. 당시 결승전도 뮌헨에서 열렸는데 마르세유가 1-0으로 이겼다. 프랑스 리그1 팀의 유일한 UCL 우승이다. PSG로선 프랑스 리그1 팀의 두 번째 UCL 우승이자 구단 역사상 첫 UCL 우승 도전 기회를 맞은 것이다.

PSG가 프랑스 명문에서 유럽 최고의 명문으로 도약한 건 2011년 카타르스포츠 인베스트먼트(QSI)가 구단을 인수하면서다. ‘오일 머니’의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리오넬 메시(38·인터 마이애미), 네이마르(33·산투스), 킬리안 음바페(27·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적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결과다. 하지만 그동안 UCL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9~2020시즌에 처음 UCL 결승에 올랐지만, 바이에른 뮌헨에 0-1로 석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PSG는 슈퍼스타 3총사(메시, 네이마르, 음바페)가 모두 떠나고 없음에도 다시 한번 빅이어를 품을 수 있는 무대에 섰다. FC바르셀로나를 이끌고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던 ‘명장’ 루이스 엔리케(스페인) 감독의 지도 아래 무서운 강팀으로 거듭난 덕분이다. 이미 올 시즌 리그1과 프랑스 슈퍼컵, 프랑스컵까지 우승하며 ‘트레블’을 달성한 PSG는 UCL 우승으로 ‘쿼드러플’(4관왕)까지 이뤄낸다는 각오다.
과거 세 차례나 UCL 정상에 올랐던 이탈리아 축구 명가 인터 밀란은 올 시즌 세리에A에서 나폴리에 불과 승점 1이 뒤져 우승을 놓치고, 이탈리아컵 4강에서는 연고지 라이벌인 AC밀란에 패해 고배를 마셨다. 이 때문에 인터 밀란은 2009~2010시즌 UCL 우승 이후 이번에 네 번째로 빅이어를 들어올리며 아쉬움을 씻겠다는 각오가 크다.
시모네 인자기(이탈리아) 감독이 이끄는 인터 밀란은 2022~2023시즌에도 UCL 결승에 올랐지만, 펩 과르디올라(스페인)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에 0-1로 졌다.

팀을 재정비해 두 시즌 만에 UCL 결승에 오른 인자기 감독과 삼총사 없는 PSG를 막강한 팀으로 구축한 엔리케 감독의 지략 대결도 볼 만한 대목이다. 두 팀의 키플레이어로는 인터 밀란 주장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아르헨티나)와 PSG 우스만 뎀벨레(프랑스)다. 라우타로는 UCL에서 9골을, 뎀벨레는 8골 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PSG 소속 이강인이 결승 무대에서 뛸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앞서 한국 선수 중에선 박지성이 2007~2008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소속으로 UCL 우승을 차지했지만 당시 출전 명단에서 빠져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이후 박지성이 맨유에서 두 차례(2008~2009, 2010~2011시즌),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2018~2019시즌)이 UCL 결승 무대를 뛰었지만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이강인의 경우 팀 내 입지가 좁아진 상태라 엔리케 감독이 결승전 그라운드로 내보낼지 미지수다. 이강인이 UCL 경기를 뛴 건 리버풀(잉글랜드)과의 16강 2차전이 마지막이고, 이후 계속 벤치를 지키는 신세다.

그래도 이강인은 ‘원팀’을 강조하며 UCL 우승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이강인은 29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가 더욱 단결하고, 서로를 돕고, 하나의 팀이 되려 노력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를 이 자리에 있게 했다”면서 “앞으로도 우리는 이 길을 계속 걸어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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