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 이동 가능성 내비쳐
韓 핵무장론엔 “韓의 주권 문제”

제이비어 브런슨(사진) 주한미군사령관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중요성을 부각하며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근 미국 언론에서 보도된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해 “들은 게 없다”면서도 논의의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27일(현지시간) 한·미연구소(ICAS)가 미 워싱턴에서 ‘한반도 문제와 미국 국가 안보’를 주제로 주최한 화상 회의에서 “힘에 의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때때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만 한다”며 “우리에게는 그걸 실현할 수 있게 해주는 강력한 무기가 있는데, 바로 강한 한국군”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 10대 육군 중 하나가 바로 이 지역에 존재하고 우리는 그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5일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 육군협회(AUSA) 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에서 “주한미군은 북한을 격퇴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며 “우리는 더 큰 인도태평양 전략의 작은 부분으로서 역내 작전, 활동과 투자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2일 미 국방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국방부가 주한미군 약 4500명을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는 “미 합참의장은 나에게 (보도와 관련해) 전화도 안 했고, 아무 얘기도 한 바 없다”고 말했다. WSJ 보도에 대해 주한미군도 입장문을 통해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을 감축할 것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미국은 대한민국 방어에 굳건히 헌신하고 있으며, 새 정부와 우리의 철통 같은 동맹을 유지·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 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의 핵무기 보유 주장에 대해 “미국의 공식 정책은 한반도 비핵화”라면서도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할지 말지는 한국의 주권이 걸린 문제로, 내 소관도 아니고 나는 아무 의견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한국 국민들이 스스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이에 대한 답변은 (6월3일) 대선에서 승리하는 사람이 제일 잘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과 관련해 “우리가 우려해야 할 것은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오는 반대급부다. 그것이 더 큰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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