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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청객’ 괭생이모자반에… 제주 해안 몸살

입력 : 2025-05-27 06:00:00 수정 : 2025-05-27 19: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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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벌레에 주민·상인 등 큰 피해
1월부터 中서 유입… 예년보다 빨라
道, 중장비 동원 매일 치워도 역부족
일부 수거해 화장품 등 활용 추진

제주 해안이 ‘바다의 불청객’ 괭생이모자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6일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끝도 없이 밀려드는 괭생이모자반에 해안 경관이 훼손되고 있다. 쪽빛 바다가 갈색빛으로 물들었다.

 

26일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백사장에 밀려온 괭생이모자반.

괭생이모자반은 부패가 진행되면서 악취는 물론 파리까지 꼬이고 있다.

 

해안가 주민과 상인들은 악취와 들끓는 벌레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호테우해수욕장에서 백사장 맨발 걷기와 해양레저스포츠를 즐기는 도민과 관광객들이 쌓이는 괭생이모자반에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 해변에선 중장비를 동원해 매일 같이 모자반을 제거하고 있다.

 

 

해수욕장을 낀 이호동 현사마을 상인회장 강창호씨는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 펜션과 식당 등이 벌레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도내 일부 어촌계는 바닷속까지 가득한 모자반에 해녀들이 아예 물질을 포기했다. 검은 갯바위는 온통 말라비틀어진 모자반으로 뒤덮였다. 올해 들어 수거한 모자반은 300여t이다.

 

괭생이모자반은 동중국해 연안 담치 양식부이 등에 부착 생식하던 모자반이 탈락해 공해상에서 떠다니다 제주연안으로 유입된다. 올해는 예년보다 유입 시기가 빨라져 1월부터 조천과 이호 등 일부 연안에서 발견되고 있다. ‘몸국’ 재료로 쓰이는 참모자반보다 훨씬 질기고 억세기 때문에 요리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중국 연안의 것들은 온갖 오염 물질이 농축돼 국내 해안에서 자란 괭생이모자반보다 훨씬 해롭다.

 

제주도는 이처럼 해양폐기물로 처리하던 괭생이모자반과 구멍갈파래를 화장품 원료(생초)로 활용하는 시범생산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도내 해양바이오기업에 비식용 해조류를 원료로 공급한다. 이를 통해 시제품 생산을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해양 순환경제체계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괭생이모자반과 구멍갈파래는 현재 수거해 건조한 뒤 농지개량용으로 농가에 보급하거나 폐기물처리업체에 위탁 처리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부유성 해조류 수거 처리 실적을 보면 괭생이모자반은 올해 5월 현재까 1만1611t, 구멍갈파래는 2만4885t이다.

 

괭생이모자반과 구멍갈파래에서는 피부 건강에 유용한 생리활성 성분이 다수 확인됐다.

 

이번 사업에서는 제주도가 직접 해상에서 수거한 해조류를 도내 바이오기업에 공급한다. 기업은 이를 건조 추출해 샴푸바, 비누 등 향장품 시범생산에 활용한다.

 

제주도는 연료운반선을 활용해 해상에서 생초를 수거한 뒤 업체당 최대 10t 이내를 공급할 예정이다.

 

오상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이번 사업은 기존에 해양폐기물로 취급되던 괭생이모자반 등을 고부가가치 산업자원으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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