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10대들의 용돈 사용처가 성별에 따라 뚜렷하게 갈리며, 남학생은 게임방으로, 여학생은 커피전문점으로 향했다.
26일 농협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등학생들의 연간 체크카드 결제금액은 평균 175만원, 월 15만원 꼴이었다. 체크카드 사용은 이제 10대에게도 일상이 됐다.
이날 NH농협은행은 ‘그 많던 용돈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자사 10대 고객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고생들은 평균 130일 동안 체크카드를 사용했고, 총 262건의 결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두 번 이상 카드를 긁는 10대 비중도 29%에 달해, 2020년(18%)보다 크게 늘었다.
2020년 대비 전체 결제금액은 약 30% 증가했다.
체크카드 결제처에는 성별 차이가 뚜렷했다. 남학생은 게임방을 연평균 16일, 여학생은 커피전문점을 연평균 17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통적으로 편의점, 학교 매점, 음식점이 많았지만, 개인 소비에서는 취향과 생활 방식이 갈렸다.
특히 커피전문점 결제는 방과 후인 오후 4~5시에 몰렸고, 결제 금액은 대부분 3000원~5000원대(41%)였다.
10대가 가장 자주 찾은 커피 브랜드는 메가커피(18%), 뒤를 이어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가성비 카페’가 인기였다.
학년별 소비 패턴도 갈렸다. 초·중학생은 개학 시즌인 3월에 카드 사용이 증가한 반면, 고등학생은 수능이 끝난 12월에 소비가 급증했다.
농협은행은 “운전면허학원 등록, 여행, 쇼핑 등 수능 이후 자유시간을 즐기며 소비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인기 매장도 드러났다.
10대 결제 금액 기준으로 경북 김천 A고 편의점, 경남 진주 B여고 편의점, 충남 논산 C고 매점, 제주시 D여고 매점 등이 전국 최고 매출 매장으로 꼽혔다.
소비만 늘어난 것은 아니다.
10대의 금융 습관은 ‘탕진’이 아닌 ‘균형’에 가까웠다. 지난해 말 기준 NH농협은행 10대 고객의 예금 잔액은 연초보다 6%, 펀드 계좌 잔액은 16% 증가했다.
적금 납입은 명절과 연초에 집중되는 패턴도 확인됐다.
은행 측은 “10대들이 쓰면서도 꾸준히 모으는 ‘새로운 돈 습관’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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