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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치매 발병을 늦춰주는 14가지… 청력, 시력 등 치매 예방은 중년부터 [필수 건강, 이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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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26 07:00:00 수정 : 2025-05-25 21: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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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유발하는 14가지 위험 요소

의학 학술지 ‘랜싯’ 세번째 보고서 주목
시력손실·고혈압·과도한 음주 등 지적
14개 요인 치매 기여도 합치면 45% 달해

치매 증상 생긴다면 빠른 치료가 최선
레켐비·키순라 등 새 치료제 속속 등장
“치료 환자 악화기간 평균 7.5개월 더 걸려”

국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함께 증가하는 질병이 있다. 바로 퇴행성 뇌 질환인 치매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23년 치매 역학조사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치매 노인 환자 수는 올해 97만명을 기록한 후 2026년 100만명을 넘어, 2050년엔 225만여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297만여명인 경도인지장애 진단 환자도 2050년에는 2배 가까이 늘어 약 569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년부터 관리해야 하는 치매

 

치매는 하나의 질병명이 아니다. 알츠하이머병, 두부 외상, 뇌졸중, 파킨슨 등 다양한 질병에 따라 기억력, 언어 능력, 판단력, 시공간 인지, 집중력 등 여러 인지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치매를 완전히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더라도, 최소한 늦출 수는 있다.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The Lancet)’이 주도해 설립한 전문가 그룹인 랜싯 위원회는 지난해 ‘치매의 예방, 중재 및 돌봄’ 보고서를 통해 총 14가지 조절 가능한 치매 위험 요인을 제시했다. 위원회가 2017년 첫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세 번째 보고서다. 여기서 언급된 요인은 △낮은 교육 수준 △청력 손실 △외상성 뇌손상 △고혈압 △과도한 음주 △비만 △흡연 △우울증 △신체 활동 부족 △사회적 고립 △당뇨병 △대기 오염 △교정되지 않은 시력 손실 △고지혈증 등이다. 이 중 시력 손실과 고지혈증은 지난해 새로 추가된 요인이다.

 

이런 요인의 치매 기여도를 모두 합치면 45%. 노화나 유전자(아포지단백 ε4 등) 문제를 포함한 55%는 노력으로 바꾸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최소한 ‘45%의 희망’을 걸 수 있는 셈이다.

이 중 고지혈증과 청력 손실은 각각 7%의 높은 기여도로 명시됐다. 고지혈증은 동맥경화를 유발해 뇌경색이나 뇌출혈의 위험을 높이고, 이로 인한 누적된 뇌 손상이 혈관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고지혈증 자체와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도 제기되고 있다.

 

임재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연구에 따르면 고지혈증 환자의 뇌에서 (치매의 원인이 되는) 아밀로이드 이상단백질의 축적이 높게 관찰됐다”며 “40∼50대에 고지혈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노년기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총콜레스테롤 수치뿐 아니라 저밀도콜레스테롤(LDL), 고밀도콜레스테롤(HDL)과 치매 발병 간 관계를 규명하려는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청력 저하는 치매 위험을 2배 가까이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중등도 난청 이상일 경우 4∼5배까지 위험성이 증가한다.

 

임 교수는 “청력 손실이 동반된 경우 뇌 전체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의 위축이 심하다”며 “청력 손실은 사회적 고립과 연결되고, 이는 우울감과 함께 치매 발병의 중요한 위험 인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력 손실로 의사소통 시 뇌가 더 많은 인지 자원을 동원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인지 예비력이 보다 빨리 소진된다는 보고도 있다”며 난청 환자의 보청기 사용을 권했다.

 

◆레켐비가 쏘아 올린 치매 치료 기대감

 

치매를 피할 수 없다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최선이다.

 

최근 치매를 일으키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한 혈액검사가 FDA에서 승인받았다. 혈장에서 두 가지 단백질을 측정, 뇌에 아밀로이드 침착물(플라크)이 형성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요추 천자나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으로 가능하던 알츠하이머 진단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치료제도 2020년 이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존에는 아리셉트(성분명 도네페질) 같은 증상완화제가 전부였지만,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와 키순라(성분명 노나네맙) 등 뇌에 축적되는 치매 유발 단백질(아밀로이드-베타)을 제거하는 근본적인 치료제가 개발됐다. 레켐비는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지난해 한국에서도 승인됐다. 키순라는 2024년 7월 미국 FDA 승인을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승인되지 않았다. 다만 앞서 2021년 FDA 승인을 받았던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은 부작용과 효과 논란으로 사용이 중단됐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되고 있는 레켐비는 치매 진행을 약 27% 늦추는 것으로 보고됐다.

 

임 교수는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은 18개월이 지나면서 인지 기능이 눈에 띄게 나빠졌는데, 치료를 받은 환자는 악화 기간이 평균 7.5개월 더 걸렸다”고 말했다. 시뮬레이션 연구에서도 레켐비 투여 시 경도인지장애에서 초기 치매로 진행되기까지 2.5년, 초기에서 중기로 3.1년, 중기에서 말기 치매로 진행되기까지는 2.3년 정도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다만 사용 대상은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치매로만 제한된다. 그래서 치료 전에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뿐 아니라 인지기능검사, 뇌 MRI, 유전자검사 등도 함께 확인한다.

 

임 교수는 “레카네맙은 아밀로이드 이상단백질을 제거하는 약이기 때문에 뇌 내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없다면 당연히 치료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PET 검사에서 아밀로이드 축적이 확인되더라도, 경도인지장애∼초기 치매 단계에 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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