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 칩이 대만 TSMC에서 생산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은 샤오미가 이번 칩 생산 과정에서 TSMC의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첨단 공정을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상무부 제재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23일 보도했다. 차이정위안 전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전날 한 정치 관련 프로그램에서 샤오미가 독자개발한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쉬안제O1’이 화웨이의 주요 협력사인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중신궈지)의 공정을 채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샤오미가 화웨이와 달리 미국 상무부의 제재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상무부의 제재 리스트에 포함되면 미국 정부 허가 없이는 미국 기술력이 들어간 첨단 기술이나 제품을 거래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미국 수출 통제 조치에 따라 TSMC는 중국 고객용 7㎚ 이하 첨단 공정의 AI칩 생산이 금지돼 있지만 모바일 칩은 이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도 설명했다. 차이 위원은 이어 이번 칩 생산은 샤오미가 3㎚ 칩을 이용한 휴대전화 칩 설계 능력을 보유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샤오미의 기술이 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기업인 미디어텍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한 관계자는 샤오미가 개발 능력은 보유했으나 제조 능력은 부족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중국 반도체 산업이 여전히 TSMC의 제조 능력에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3㎚ 공정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닌 소재, 장비 및 생산 공정이모두 결합된 과제라면서 현재 세계에서 3㎚ 칩을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이 향후 중국 기업의 이같은 칩 주문을 차단하기 위해 TSMC에 제재 등 압박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이자 가전제품과 전기차도 생산하는 샤오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자 모바일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는 2017년 ‘28㎚ 펑파이 S1’ 모바일 칩을 개발해 자사 스마트폰 모델인 ‘5C’에 탑재해 출시했지만 고비용 문제 등으로 2019년 모바일 칩 개발을 중단했고 이후 2021년 개발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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