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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개·야만… 왜곡된 이미지에 가린 ‘초강대국’ 인도의 저력

입력 : 2025-05-17 06:00:00 수정 : 2025-05-15 20:39:41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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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3 인도, 코끼리의 시간/ 정인채/ 인문공간/ 3만원

 

여행 유튜버들의 ‘치트키’가 인도라는 우스갯말이 있다. 도시 곳곳의 매캐한 공기, 복통을 유발하는 출처 불명의 길거리 음식, 고급 호텔 화장실 수돗물에서도 어김없이 나는 역한 하수도 냄새, 불쾌한 호객 행위와 돈 몇 푼을 놓고 계속해서 말을 바꾸는 상인들까지. 인도 땅에 떨어진 여행자가 천태만상의 고초를 겪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으면 조회수가 절로 오른다는 얘기다.

 

인도가 미국과 중국의 뒤를 잇는 주요 3국(G3)으로 등극해 국제 질서를 주도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크지만, 미디어에 비친 인도의 이미지는 여전히 미개·야만과 밀접하다. 여행자가 현지 경찰에게 사기를 당해 돈을 뜯겼다거나, 외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끔찍한 성범죄가 일어났다는 해외 토픽은 간간이 화제를 낳는다.

정인채/ 인문공간/ 3만원

‘G3 인도, 코끼리의 시간’을 쓴 저자 정인채는 인도의 흉악 범죄와 사회 문제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이들이 ‘잘 하는 것’에도 시선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탄탄한 기초과학, 달과 화성에 우주선을 쏘아 올린 기술력, 마이크로소프트·구글·어도비 등 실리콘밸리 유수 기업의 인도 출신 최고경영자(CEO) 등, 초강대국 인도의 두 얼굴을 바로 보자는 주장이다.

대학에서 인도어를 전공하고 인도 노이다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며 인도와 인연을 맺은 저자는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한 인도의 다양한 주제를 두루 훑는다. 국내외 정치상황과 종교·철학·영화·여행까지 주요 토픽을 망라한다.

인도 우주 기술의 장점을 ‘가성비’라고 설명하는 부분은 흥미롭다. 인도는 2023년 태양빛이 들지 않는 달 남극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를 착륙시켰는데, 위업을 일구는 데 쓴 예산은 화성을 배경으로 한 할리우드 영화 ‘마션’(2015) 제작비(1억800만달러)보다 적은 7400만달러에 불과했다.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의 연간 예산은 약 15억달러로 미 항공우주국(NASA) 예산의 6% 수준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우문현답을 주고받았다고 소개한다. “이렇게 가난한 나라에서 어떻게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거죠?” “지구엔선 가난하니까, 우주에서는 그러지 않기 위해서죠.”

저자는 “(인도가) 암울했던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일찍이 교육을 주시하고 중앙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인재를 육성해 핵심 기술 확보와 연구에 중점을 둔 것이 지금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인도를 ‘교육의 힘을 믿는 곳’이라 분석하기도 한다. 해외유학을 보낼 형편이 못 되는 중산층 가정에서도 교육열이 상당해 일찍부터 자녀의 다방면 재능 계발에 힘쓰며, 스승의 권위가 살아있고, 많은 인구 중 엄격한 교육과 치열한 경쟁 과정을 통해 옥석을 가린 결과 풍부한 인재가 배출된다는 설명이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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